[우리 함께 춤춰요] 세미나 후기
아아, 뭐라고 먼저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막 24화 루우의 고백과 25화 츄츄의 작별인사씬을 다시 보고 눈물닦는 중이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실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한 스무 명 와주실려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른 명은 거뜬히 넘겠더군요. 상영회나 팬미팅도 아니고 내내 얘기를 듣기만 하는 자리인데도요. 그야말로 ‘츄츄좀비’들이 모였다는 느낌이어서 감동이었습니다. 3년 전에 방영을 끝낸 작품이고, 전혀 홍보를 안했는데도 알아서 찾아오신 분들이니 그 애정과 관심이 어련하시겠습니까마는;;;;
그리고 절세마녀님과 Laitwave님, 다과와 음료수 준비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엄청난 강행군을 견딜 수 있었어요.

역시나 여러 가지 사정이 생겨서 시작이 좀 늦어졌습니다만, 발제자 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시간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발제자라고 해서 앉아계신 분들보다 하나 잘난 것도 없고, 남 앞에 서본 경험도 그다지 없고 해서 어디 가서 세미나라고 하면 민망할 만큼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만(제 경우 청중과의 호흡도 제대로 못하고 원고만 줄줄 읽고 있었다는; 반성.), 부끄러움의 마음을 이기고 발표를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츄츄에 대한 열정이 활활 불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형식을 갖추는 것보다는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그래서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발레나 음악에 대해서는 도통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발레의 경우는 그래도 DVD 팜플렛을 읽고 갔습니다만, 플룻과 오보에의 차이도 모르는 건 좀 심한.... 건가요? -_-;;) 청룡님과 헤니히님의 발제를 들으면서 새삼 놀랐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얘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요. 특히나 청룡님의 발제 끝에 나온 아히루의 영상은 결국 저로 하여금 세미나장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눈물을 쏟게 만들더군요. 씨네필님의 발표는 이번에 나온 네 개의 주제 중 유일하게 ‘바깥에서 본 츄츄’인데, 그만큼 츄츄라는 작품이 얼마나 가치있는 의의를 지니는지 설득력 있게 말씀해주셔서 팬으로서 감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자리를 얻으신 숨겨진 발제자 페루루님. 비록 시간 때문에 두다다다 읽어야 했지만 내용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이제 내적 요소로는 볼장 다 본 츄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내용면에서 그토록 놓치고 있는 것이 많았던가요. 부디 사랑으로 귀차니즘을 이기시고 완성본 원고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어진 난상토론에서는, 어쩐지 의도한 것도 아닌데 캐릭터별 논의로 이야기가 나갔지요. 루우-뮤토-아히루-화키아-아오토아까지. 강의실에서 나와 민토까지 이었음에도 시간이 모자라서 전부 뱉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어떻게 츄츄를 알게 되었냐’라는 마이너의 한맺힌 입문기부터 시작해서, ‘내가 느끼는 것을 너도 느끼는구나’ 라는 공감대의 속에서 지친 육체의 한계를 정신이 압도해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귀한 이야기들 너무 많이 들어서 즐거웠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발제자분들만이 아니라, 츄츄를 본 많은 사람들이 분명 말하지 못한 채 마음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가 너무너무 듣고 싶었습니다. 그야말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아이들은 드씨영감을 따라가야 하고 아쉬운 사람은 우물 파서 자급자족하는 것처럼, 정신 차려보니 이 삽질 세미나를 또 기획하고 있더군요(애초에 테마가 ‘동인지 발간 기원 버닝모임’이었으니.....).
그래서 어렵사리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그간 굶주렸던 이야기들에 충만해지는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그간의 고생이 상큼하게 날아가는 느낌? ...이었지만 이젠 문집 만들기가 저를 기다리고 있겠네요. 아아...........

츄츄는 끝났어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듯 끝이 없고 꿈도 동화도 영원하다고 느낀 순간, 이번에 낼 츄츄문집의 타이틀은 [프린세스 츄츄 ~백조의 장~]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츄츄좀비들이 그토록 원했던 백조의 장... 하지만 백조의 장은 현실로 돌아온 우리들의 이야기인 겁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들이 아니면,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감히 츄츄좀비들의 숙원이었던 그 한맺힌 이름을 사용할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저나 발제자들의 글을 모은 책으로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계속 살아가는 츄츄좀비들의 뒷이야기를 담은 책으로서요.

그리고 그동안 저와 동반해서 이 험한 길을 걸어와주신 발제자 여러분,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발제를 맡으신 분들이 그간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는 차마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포맷에 학교일에 치여서 악전고투를 하신 헤니히님, 시간이 부족한 펑크발제를 흔쾌히 맡아 주셨음에도 모처의 표절사건 때문에 두배로 고생하신 청룡님, 그리고 하마터면 잊혀진 발제자가 될 뻔한 위기를 넘어, 마감을 27일 새벽 3시 반에야 끝내고 새벽차로 서울에 올라오신! 씨네필님. 돈 한 푼 안 생기는 이런 삽질에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동참해주신 발제자분들께 마음으로부터 결혼해주셔야겠습니다 를 외칩니다.

덧붙여, 처음에는 츄츄처럼 우리 함께 춤춰요 어쩌구 하면서 끌어들여 놓고선 나중에는 담당기자 아오토아 모드로 돌변해 죄송합니다;;; 막판에는 “발제문을 내놔~”라고 외치는 까마귀 대마왕이라는 폭언(?!)까지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다들 함께 까마귀 피에 물든 채 열심히 해주셔서 다행입니다. 데드라인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정작 세미나 당일에는 전날부터 굶고 아침부터 굶고 밤샘하고 해서 순수한 좀비모드였는데도, 그 성과는 여러분이 익히 보신 바 대로입니다.

춥고 굶주린 츄츄좀비들을 이끌어주신 우리의 에델언니 절세마녀님께, 이해도 상승을 위해 사토감독의 기~인 인터뷰를 번역해오신 Laitwave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지방에서 고생고생하며 올라오신 분들도요. 저도 이렇게 피곤한데 살아들 계실런지....? 여기저기서 녹음해서 제가 그토록 강조하는 데이터베이스 만들기에 동참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싶네요. 제 메일 주소는 princess_tutu엣hanmail.net이니 부디 이곳으로 연락처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세미나장에서 이것저것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보니 정작 자료사진이 없습니다. 찍으신 분들께서 보내주시면 좋겠어요. ^^;

그리고 하마님, 생일선물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기억해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이런 귀한 물건까지... 당근과 그랑죠를 보고도 사랑♡을 느꼈습니다만, 그 뒤의 달빛천사를 보는 순간 제가 얼마나 아연해했는지는 하늘만이 알 겁니다. 결혼해 주세요. T_T 아아아아아.....

세미나는 끝났지만 진정한 일거리는 이제부터 또 시작이군요. 그림 부탁드린 분들, 원고 부탁드린 분들, 조사 부탁드린 분들 기억하고 계시죠?(히죽) 어렵사리 매달게 된 타이틀에 걸맞는 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활절에 열린 세미나라니 어떤 의미에선 츄츄와 딱이군요.(의도한 바는 아닙니다만)
알에서 세상으로 태어나는 아기오리처럼, 그리고 현실에 백조로 부활하는 이야기처럼 츄츄좀비들의 애정과 열정이 남겨지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내내 반복해서 지겨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사의 뜻으로 말이 필요없는 오리춤이라도.....


2005/3/28 살아가자 드림


by 살아가자 | 2005/05/04 21:09 | 아오토아의 편집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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