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46회 CW 양재 행사장을 다녀와서
주, 죽을 것만 같다......
라는게 지금의 솔직한 감상입니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모종의 장소(.....)에서 전부 눈치를 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예, 저 태어나서 처음으로(...아마도) 코스프레라는 걸 해봤습니다.(실토. 이미 숨기려 해도 너무 늦어버렸네요....크윽)
그것도 [프린세스 츄츄]의 아히루로 말이지요 -_-;; 미안해, 아히루...

코스플레이어 분들 그 전부터 존경하고 있었습니다만, 막상 3시간 정도 직접 해보니 이건 뭐 다들 무쇠팔 무쇠다리이신가 보더군요. 저녁 때야 겨우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 전송받고 후기 쓰려고 했는데, 조금씩 다리에 일어나던 미세한 경련이 점점 심해지면서 팔로까지 퍼져와서요... 그런 경험 처음이라 약간 겁먹고 쓰러져 잤습니다. 지금은 다행이도 괜찮은 듯합니다. 묘희님 말씀따나 옷 좀 갈아입고 돌아다닌 것뿐인데 어째서 그렇게 피곤한지 이해할 수 없더군요. 하지만 진짜로 피곤했습니다. 가진 건 체력밖에 없는게 전데...
(그러니까 묘희님, 진짜로 죄송합니다 ;ㅁ; 예전에 츄츄 한국판 상영회 때 그 추운데 그토록 혹사시켜서...)

무슨 외모에 자신있는 것도 아니고 코스를 해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닌 제가 무려! 살구색 가발을 쓰고 저 노가다를 한 이유는 이제까지 제가 츄츄 관련의 일들을 진행해온 동기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다 나오는데 츄츄만 안 나오는 건 억울하다 이거죠. 남들은 커플가지고 이-런 것 저-런 것 다 해보고 사는데(.....). 특히나 유진님이 보여주신 서양 아히화키 코스에 자극받고 린젤에 올라왔던 코스사진에 자극받고 해서 결국 미쳤다고 자급자족을 기획하게 되었던 겁니다. 츄츄라는 작품의 홍보도 하고 싶었지만, 그쪽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고;;; <-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의외로 알아보시는 분들이 꽤 되시더군요;;; 그 무섭게 빛나는 눈으로 "저... 사 사진 좀..."이라니. 좀비의 오오라에 압도됨

하룻밤 자고 나니 그제서야 '내가 미쳤었구나....'라는 게 깨달아지네요. 근데 츄츄좀비 분들이 하루만에 루우 코스까지 섭외해놓으셨으니 오늘 안 갈수도 없고 나 참 -_-;;; 찍사 노릇하시던 분들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계쨩은 겁까지 먹던걸요. 저는 제가 묘희님 츄츄코스 찍을 때 딱 저랬으니 납득이 안 가는 바가 아니었으나(...) 정말 이년 반 마이너의 한이 무섭더라는 거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이년 반이 지나도록 아히화키 코스가 한번도 없었다는 건 한국 츄츄좀비들의 수치라구요 <- 말도 안되는 억지를....
3시간 동안 정신없이 휘둘렸습니다(혹은 제가 휘둘렀습니다;).


막무가내로 끌고 들어간 제 친구(화키아)와는 달리, 저 역시 중증 츄츄좀비입니다. 당연히 저도 아히화키 무진~장 좋아하고, 둘의 이런 저런 모습이 보고 싶어요. 바라마지 않는 바입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찍사 포지션에 있고 싶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보니 결국 자급자족(혹은 자폭)의 포지션에 들어가 버렸네요.

그래서 직접 해보고 사진 받은 감상이....

단순히 자격지심이라든가, 외모가 맘에 안든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불타오를 만한 상황"에 자기 얼굴이 들어가 있는 건 못 봐주겠더군요 -_-;; 제 얼굴 안 보이는 각도에서 찍힌 사진이 훨씬 편하고 망상도 됩니다. 너무도 익숙한 자기 자신의 얼굴이 제가 보고 싶어하던 로망의 상황에 들어가 있는 건 꿈 속에서 현실을 보는 것 만큼이나 깨더라구요. 좀 공포스러울 정도.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제가 아닌 상대역 - 그러니까 화키아를 해 준 제 친구의 사진을 볼 때는 모르는 사람의 코스를 볼 때보다 훨씬, 더더더욱 불타게 되더라는 점입니다. 똑같이 친숙한 얼굴인데도 말이지요. 평소 친구에게 가지고 있던 애정과 화키아라는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효과를 낳는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습니다만...

아마도, 애정의 형태가 크게는 두 종류로 나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향하는 애정의 형태와 타인에게 향하는 애정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자신에게 거는 기대와 타인에게 거는 기대라는 것의 종류가 전혀 다른 탓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예,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코스프레 하는 와중에도 그 행위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_-;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네요. 확실히 옆에서 보기만 하는 것과 당사자가 되는 것은 엄청나게 다릅니다. 영원히 흑역사가 될지언정 한번 해볼만한 가치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이해하고 알고 싶은 거라면.

무엇보다 계쨩의 화키아를 볼 수 있었는걸! 계쨩은 내 눈빛이 너무 뜨겁다고 부담스러워했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로 꿈에도 그리던 화키아가 내 눈앞에 서 있는 것 같아서 감동했기 때문에;;; 쿨럭쿨럭쿨럭(헛기침) 고정된 사진으로 보는 것과 라이브로 보는 것은 또 엄청 다르거든요. 게다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상승효과가 일어났기 때문에 화르르륵~! 나만의 화키아다 나만의 화키아 <- 어이;
아히루는 아니지만, 화키아는 제가 알기로 한국 최초의 코스프레라서요. (그리고 뮤토 코스는 아직도 없는 상태.... 한국 최초의 츄츄 남성캐릭터 코스프레는 무려 아오토아군;)

돔롯셀마이어님(음? 철자가 하나 틀린 듯한 기분이...)의 가호가 있었던 덕인지 날씨는 엄청나게 쾌청인데다 선선했고, 알테마님께는 사진기의 신이 내렸는지 스쳐지나가는 표정 다 잡아내시고(화키아의 훗~ 하는 미소가!!!! ;ㅁ; 저런건 표정 만들래도 안나온다) 츄츄좀비들의 원성이 하늘을 감동시킨 게 아닌가 의심되던 하루였습니다.
돔님의 리퀘 때문에 엽기적인 포즈도 꽤 취해봤습니다만; 이런 정상적인 사진도 있답니다.


아아... 역시 자기 얼굴이 끼어들어가지 않으면 감상할 때 마음이 편해요.



P.S :
찍어주신 분들께... 너무도 즐겁게 찍으시길래 저까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불타올랐답니다 ^^; 덕분에 이런저런 상황들을 잔뜩 건질 수 있어서 감사하고 있어요.

그, 그런데, 저도 츄츄좀비들의 원과 한(;;;)을 알기 때문에 차마 퍼뜨리지 말라고는 하기 어렵습니다만...(찍는 내내 "좋은건 나눠먹어야죠!" "혼자서만 보다니 치사해요!" 등등을 외친 모분....) 최소한 사전검열 정도는 할 수 있게 해주시면 백골난망하겠습니다 m(__)m

환타 진짜 수고했어~ ^^//

by 살아가자 | 2005/05/08 07:12 | 그대가 꿈꾸는 동화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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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pitos at 2005/05/08 07:56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ㅠ_ㅠ
Commented by 시니키 at 2005/05/08 08:26
아름답군요... ;ㅁ; 병원에 있는 게 천추의 한입니다.
Commented by 不在者 at 2005/05/08 11:45
사진 보여줘 푸훕 마음껏 비웃어주마 기대되는데~~
Commented by Eugene_Ch at 2005/05/08 12:06
우와 멋있어요 아름다워요 (줄줄줄) 코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발도 잘 선택하셨고 스커트 라인도 어여쁘고 팔과 손의 우아한 모습이 이토 이쿠코씨 캐릭터 같은걸요;_; 제발 부탁이니 사진 더 보여주세요 ;ㅁ; ;ㅁ;;ㅁ; 영원히 흑역사라니 그 아니될 말씀이옵니다앗!!! 슬레에서 그랬듯이 츄츄에서도 한 좀 풀어야 되겠사옵니다악;;
Commented by juheeshin at 2005/05/08 14:49
허억 살아가자님께서 하시는 거였습니까! 그런 것인줄 알았으면 지갑사정이야 어떻든 달려가는 거였는데요...OTL
Commented by 알테마 at 2005/05/08 21:12
사진 맘에 들으셨다니 기뻐요;ㅁ; 그날 디카 처음 잡아본 거였는데(...) 아니 애초에 사진 그렇게 찍어본 게 처음-_-; 돔돗셀마이어(역시나 어딘가 빗나간 철자)님께서 도우신 거여요. 반짝반짝... 저 사진들 볼 때마다 그저 감동입니다... 한국에서 꿈의 아히화키 코스라니;ㅁ;! 살아가자님 사랑하고 있었...(퍼걱) 오늘도 정말로 즐거웠답니다^^ 이리 행복한 코믹을 맞이할 수 있을 줄은... 츄츄 촬영회의 꿈도 이뤄지길 마구마구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Hylls at 2005/05/09 01:19
수고하셨습니다- ...사진 꼭 올리실 거죠...? 믿고 있어요. 믿고 있다니까요. +_+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5/09 10:43
청룡님 / 준비한 선물은 맘에 드신 것 같네요 ^^
시니키님 / 맹장염은 좀 괜찮으신지?;
부재자 / ...때릴꺼야? 때릴꺼야??
Eugene_Ch님 / 코스해야겠다고 작정하도록 불붙이신게 유진님인 걸요 ^^; 안 보여드릴 수야 없죠.
주희님 / 그럴까봐 제가 한다고 말 안한 겁니다. 저도 아직 수치심이라는게 조금은 있다고요.;
알테마님 / 와주시고 몸바치신 덕분에 괜찮은 상황 많이 건질 수 있었지요. 감사합니다 ;ㅁ;
Hylls님 / 무서워요;;;;;;;
Commented by 버닝야옹 at 2005/05/15 14:52
으으으윽;;; 못보다니...OTL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5/16 01:54
보지마셈 ;ㅁ; 보이고 싶지 않아요......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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