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이런 것도 좋지 아니한가

화키아는 생각했다.
호흡이 멎는 것을 느낀다. 피가 흐르고 체온이 사라져간다.
소녀는 지금, 자신의 목이 올려진 황금대접을 손에 들고 있겠지.
아마도 그 미소를 입가에 띄고서.

「당신은 나를 부정했어. 내 존재를 부정했어.
인간인 나를 버리고서, 새를 선택해버렸지.
요한. 지금이야말로, 이 입맞춤을」

입술에 부드러운 무언가가 파고들어왔다.

그래. 아히루. 네가 원한다면.

아히루의 눈동자를 보기 위해, 화키아는 감았던 눈을 떴다.


으아아아아아 번역해놓고 내가 더 낯뜨거워.......!!!!!!!!!!! OTL

위의 단문은 일본의 츄츄 카피북 [끝의 시작]에 실려있는 단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제목은 무려「살로메」. 쓰신 분은 八女昌子.

레이라 선배가 연기했던 팜므 파탈의 상징같은 여자지요. 원전인 성경에서는 그냥 춤 잘 추는 소녀였고 요한을 싫어한 그녀의 어머니가 시키는대로 요한의 목을 요구한 걸로 적혀 있습니다만, 보통은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지자 요한을 사랑했으나 거부당한 뒤 헤롯왕의 권력을 이용해 요한의 목을 손에 넣는 희대의 악녀입니다.

어떻게 살로메와 아히루를 연결시킬 수 있었는지 그 연상력이 참 굉장합니다만;;;;;
내용상 이건 화키아의 꿈입니다. <- 결국 죄인은 또 화키아냐....

어둠 속을 걷고 있던 화키아의 앞에 한줄기 달빛에 의지해 춤추는 소녀. 고개를 들어보니 그건 아히루였지만, 춤을 마친 아히루는 그의 목을 요구하지요. 그리고 위의 상황.

눈을 떠보니 아침이고, 그의 목 위에 다 커서 흰 색이 된 아히루(오리)가 자고 있었습니다. 목이 답답하니까 그런 이상한 꿈을 꾼 건가.... 하고 생각하던 화키아는 자기가 꿈꾼 춤추는 아히루를 생각해내고 얼굴이 시뻘개진 채 어쩔 줄 몰라하지요. 나란 놈은 정말 최저다 어쩌구 하면서.(괜찮아 화키아. 너도 건강한 15세 소년인걸. 므겔겔겔겔) <-화키아 나이를 알아낸 뒤로 놀려먹는데 재미들렸음

아히루가 그렇게 된 것이 슬플 거라 생각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키아가 결과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이 녀석, 2차 창작에서조차 너무 고지식해요.






「EXTRA」
Herbery Wood presents




이번에 소개할 책은 무려 [프로모션 동영상 버젼의 프린세스 츄츄]를 바탕으로 한 패러렐북입니다.
참.... 이런 것도 나오고.... 좋겠군요, 일본은. (흑흑)
아무리 마이너래도 일본과 우리는 시장 규모부터 다르다보니.....

이 책은 부정할 수 없이 화키아히입니다. 패러렐북이니만큼, 그 3분 남짓한 프로모션 이미지에 맞춰 대부분의 설정이 바뀐 상태입니다. 이쪽은 이 나름대로 재미가 있더군요 ^^;;; 초반의 그 무시무시한(.....) 화키아가 아히루와 접점이 없는 것도 조금 아쉽기도 했고....(물론 그런 의처증에겐 아히루를 줄 수 없지만 어쨌거나!)

무엇보다 언젠가 사이암님이 그리셨던 까마귀 왕자 버젼의 화키아가 등장해서 모에♡

그렇습니다, 이쪽에서는 화키아가 일명 黑王子, 검은 왕자입니다.(출세하셨구만 휙- 휙-)
루우의 오빠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요. 뮤토의 심장을 키워서 잡아먹으려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뮤토를 곁에서 지키고 있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화키아히답게, 오리가 된 아히루가 인간으로 돌아오려면 검은 왕자의 키스가 필요하다는..... 쿨럭쿨럭쿨럭!!!!
덧붙여 아히루 총수인 듯합니다. 루우까지도 아히루를 노리거든요;;; 물론 루우와 아히루의 접점 역시 본편에서 적었으니 즐겁기는 합니다만.

여기선 진정한 의미에서 '오리 펫치'인 건지, 학원의 아히루에게는 엄청 집적대면서 못 살게 구는 귀축공의 면모를 보이는 소년이, 노란 오리를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더군요. 모이랑 집까지 사다놓고선 좋아하다가 아히루가 그 오리 자기가 기르는 거라고 하니까 갑자기 삽질 모드. 그래서 아히루는 화키아가 부드러운 면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지만요(...저게 부드러운 면?).

이 책의 후반부에는 시리어스가 실려 있습니다. 아히루가 프린세스 츄츄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뮤토와 맺어주려는 화키아(이 상황에서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적대상태인 듯). 순백의 프린세스는 하얀 왕자(白王子)와 맺어지는게 가장 바람직한 거라면서요. 이제까지는 츄츄를 유혹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했던(실은 까마귀들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 했던) 검은 왕자의 태도 돌변에, 츄츄는 이제 화키아에겐 자기가 필요하지 않은 거라고 오해하며 상처를 받고 도망칩니다.

그리고 화키아가 까마귀 왕자라는 것을 알게 된 아히루가 방 안에 앉아서, 놀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화키아의 다정한 일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때, 창 밖에서 상처입은 까마귀 왕자를 발견하지요. 비에 잔뜩 젖어가지곤 입에는 자물쇠를 채웠는지 묵묵무답인 화키아. 겨우 꺼낸다는 말이 자기가 무섭지 않냐고 하죠. 아히루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냐고 되물으니까 화키아가 "까마귀로 변한 뮤토를 보고 무서워했잖아.(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 - 독백)"라고 대답합니다. 물론 무섭지 않다고 대답하는 아히루. 진부한 대사 다 생략하고-- 그런 아히루를 본 화키아가 갑자기 결심이 섰다면서, 아히루를 한번 끌어안더니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띄고 창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마지막으로 마주친 그의 외로운 눈빛이 뇌리에 남아, 홀로 남겨진 채 불안한 느낌에 떠는 아히루의 뒷모습을 비추며 끝.

다 그렇다치고 여기서 끊다니 잔인하다 orz
시리어스 파트는 콘티 원고를 실었다는 게 더 잔인하지만 orz

이 패러렐북을 보고 있자니, 방영 시절 난무했던 갖가지 추측이 떠오르면서 역시 츄츄는 대단한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화키아와 루우를 보면서 이라이저와 닐(....)을 연상했다는 분도 꽤 되셨고, 화키아 역시 초반에 훼이크 까마귀로서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와중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은, 대강 위와 같은 내용이었을 터. 진부하지만 로망인 이야기들이지요. 캐릭터들만 활용해도 재미난, 그런 동화.

그럼에도 츄츄는 그런 길을 택하지 않고, 고전적인 로망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호되게 갈기는 전개를 선택했던 겁니다. 비교해보니까 실감이 나는군요. 역시 로망은 2차 창작에서 찾기로 하고, 원작은 지금처럼 '절대로 원하는 대로 전개되지 않는' 드롯셀마이어의 괴작(......)으로 남는게 좋겠습니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누가 뭐라 해도

색기만빵 화키아 입니다.

프로모션을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요.... 다크 화키아가 얼마나 겁나는 놈인지.(덜덜)
물론 지금의 자학소년이 좋지만 이렇게 위험하고 무서운 매력을 풍기는 귀축공 화키아도 좋군요.... 으헤헤헤헤. 저 색기넘치는 눈매라니 <-
(그래도 오리 펫치라는 점은 변하지 않아서 더욱 좋지만....)


by 살아가자 | 2005/05/20 22:15 | 네버 엔딩 스토리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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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끈적한 관계 at 2007/02/05 23:11

제목 : [EXTRA/bluz] by 虹鱒, Herbery ..
어제 온리전 뒷풀이 후 집에 들어와서는 바로 쓰러져 자고, 아침에는 수강신청을 하고, 그 후에는 일단 반납을 해야 하는 결계사를 먼저 읽고(이거 후기도 올려야 하는데OTL) 그 후로 과외를 가기 직전까지 츄츄 회지를 읽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쌓아놓은 것들 중 위에 있던 것이 다 일본 분들의 책. 그 중에서도 Herbery Wood의 虹鱒 님께서 팔아주신(그렇습니다. 해외팬으로서는 팔아주러 일부러 와주신 것이 무한한 영광인) 회지들을 집어들었......more

Commented by laitwave at 2005/05/20 22:59
이게 무슨 내용인가하다가 '요한'에서 엥? 설마하며, 살로메와 아히루의 연관성을 찾지못해 잠시 고민했습니다만... 화키아의 꿈이었군요.(근데 무슨 춤이었길래 얼굴이 빨개진다냐)
Commented by 까망마녀 at 2005/05/20 23:03
빨리 일어를 배워야겠군요... 새로운 세계가!

뒤늦게 링크신고합니다 'ㅂ'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5/20 23:10
laitwave님 / 글쎄요 도대체 무슨 춤이었을까요.... 후후후후(...)
까망마녀님 / 앗 어서 오세요!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 이오공감 선정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올베 at 2005/05/20 23:26
아오!! 보고싶습니다. ; ㅂ;/
화키아님의 삽질 장면을!!
저도 보고 싶어요오.
(그나저나 닐과 이라이저는 충격입니다.)
Commented by Lemiel at 2005/05/21 03:32
링크 업어갑니다>ㅁ</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5/21 10:19
올베님 / 삽질은 삽질인데, 기왕 하시는거 예쁘게 그려주시지 왜 콘티만 실어주실 걸까요........ orz
Lemiel님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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