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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돈없다고 패스한 걸 땅치고 후회했던, [로미오와 줄리엣 실황 DVD]가 재입고된 걸 발견하고 잽싸게 질렀습니다(그리고 제가 주문 넣은 직후 뜨는 품절 표시...). 지금 막 도착했는데요. 보고 나니 도저히 감상을 안 쓸 수가 없네요.
이 DVD가 그동안 모 사이트에서 품절과 입고를 반복하는 와중에, 제가 이걸 겟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동안 차마 지르지 못한 것은 물론 살인적인 가격 탓도 있습니다만, 노래에 비해서 화면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물론 화면도 좋아합니다. 단지 음악 부분을 진짜, 지나치게, 무우진장 좋아한다는 거죠). 아크로바틱한 안무도 멋지고 배우들의 모습도 참 좋은데, 카메라는 정신없이 옮겨가고 배우들은 물론 무용수들도 과격한 춤을 추며 쉴새없이 무대를 종횡무진하니 좀 정신이 어지럽더라고요.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도 모르겠고. 실제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공연이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제가 DVD 혹은 비디오로 본 뮤지컬 공연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명성황후] 정도네요. 전혀 스타일이 다른 것들 뿐이지요. 그런 저런 이유로 익숙치가 않았다는 겁니다. 이 뮤지컬 안무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이미지적인 부분을 엄청 부각시켰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운명(죽음)의 여신의 존재도 그렇고, 캐릭터들의 강렬한 색상이나 춤, 아크로바틱한 안무 등등은 정말 현란하고 화려합니다. 근데 제가 상대적으로 그런데에 점수를 덜 주거든요 -_-;;; 그림보다는 서사에 강한 인간이다보니. 그런데 처음 봤을 때와 달리 '이건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까... 아 정말 너무 좋은 거예요 >_< 비쥬얼도 끝내주고 양 진영의 균형도 그렇고... 의도한 듯하지만 온통 누님 아니면 마님 캐릭터들만 있으니까 초반의 청순한 줄리엣의 게다가 티볼트, 머큐쇼, 벤볼리오 이 세명의 행동은..... 중얼. 여튼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게 있어서 이 DVD의 진정한 가치는 서플에 있었던 겁니다! 서플 중에 다섯개의 프로모션 비디오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뮤직비디오라는 물건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이 '로미오와 줄리엣' 뮤직비디오들이 정말 진정 대박이었던 겁니다!!!!!!!!!!! 이 공연 특유의 감각적이고 화려한 영상미에 맞춰 나오는 미치도록 좋아하는 노래들이라니.... 거기다 스토리는 로망에 염장. 1. 베로나 VERONE 장엄한 오프닝 베로나의 선율이 울려퍼지면서, 우리들의 프린스(웃음) 영주님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체스판 앞에 홀로 앉아있는 영주, 그 앞에 걸어들어오는 의문의 손님. 둘은 마주앉고 이윽고 체스가 시작됩니다. 천천히 말을 놓는 두 사람. 그와 동시에 교차되는 화면이 사람을 아주 잡습니다.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황금빛 드레스로 몸치장을 하는 블론드의 줄리엣. 붉은 망토를 옷 위에 걸치고 친구들과 웃으면서 달려나오는 로미오. 그러더니 나오는 장면이 이겁니다. ![]() 이렇다니까요!!!!!!!!!!!!!!!!!!!!! 정말이지 아이디어 한번..... @ㅁ@;;;; 뮤지컬 속의 주요 인물이 다 등장해서, 체스판 위에 선 채로 서로를 견제합니다. 몬타규와 캐퓰릿의 대치. 마님들이 서로 째려보며 노래할때가 제일 무서웠고..... 티볼트와 머큐쇼는..... 솔직히 말해, 너네 사귀지? -_- 다가가려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그러나 이내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들. 그야말로 양국의 왕자님과 공주님이라는 느낌이라서 너무 멋졌어요. 원래 우리 로미오(...)가 저런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여기서는 뭔가 엄청 위풍당당해서(빨간망토 때문인가) '도련님'이 아니라 '왕자님'으로 승격!!! 줄리엣은 겹겹이 둘러싸인 성 안의 공주님이라는 이미지(웃음). 로망입니다..... 로망......(덜덜) ![]() 정말 그림 됩니다만.... 행복의 끝에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두 사람. 살해당하는 머큐쇼, 그와 동시에 뒹구는 체스말. 티볼트가 쓰러지고, 투둑 떨어지는 또 하나의 체스말. 정말이지 감동 또 감동이었어요. 게다가 아직도 이런 팬서비스가 4개나 남아있다는 사실!!! 2. 사랑 AIMER 이거이거.... 도대체 기획 누가 했는지 뮤비 스토리 하나하나가 초염장입니다. orz 이제는 관광지로 전락(?)한 캐퓰릿가의 저택을 구경하러 온 일련의 관광객들. 가이드가 예의 발코니 앞에서 열심히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설을 설명하는 가운데,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있던 두 남녀가 우연히 눈을 마주칩니다. 어디서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상대의 눈빛. 두 사람은 바로 다미앵(로미오 역)과 세실리아(줄리엣 역)입니다. .....환생을 소재로 차용..... 로망 중의 로망입니다. 이미 100점 먹고 들어갑니다. 그날 밤, 두 남녀는 꿈을 꿉니다. 그들의 영혼은 밖으로 빠져나와 다시금 만나서 몬타규가와 캐퓰릿가 사람들의 호위에 둘려싸여 결혼식날 불렀던 그 노래 - AIMER를 부르지요. 아아아아아 유체이탈씬에서 지금 이것이 환생네타라는데 확인사살당하고 뒤집어졌습니다. 서양 거라서 좀 반신반의했었는데.... 3. 세계의 왕 LES ROIS DU MONDE 이 노래는 로미오와 친구들을 위한 것입니다. 현대의 거리를 자유롭게 걸으며 노래하고 춤추는 로미오, 머큐쇼, 벤볼리오. 항상 이걸 들을 때면 곧 도래할 비극을 모르는 채 즐거워하는 그들 때문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만, 현재 지금 이 도시에서 저렇게 즐겁게 노래하는 걸 보니 더 찡하더군요. 그래, 지금은 다들 잘 살고 있구나.... 다행이야.... 라는 느낌. 그런데 이 뮤비감독, 착실하게 확인사살도 해줍니다. 서로 모르는 상태로 거리를 스쳐지나가는 로미오와 줄리엣, 순간 둘은 돌아보고 눈빛이 얽힙니다. ![]() 와앙~~~~~~~ ;ㅁ; 감독 빨리 불어. 너 환생설 신봉자지!!!!! (뭘 좀 아는구나) 4. 사람들이 거리에서 말하네 ON DIT DANS LA RUE 계속되는 환생설? 이번에는 무려.... 가죽점퍼 차림에 오토바이를 타고 밤거리를 달리는 벤볼리오에, 검은 정장 차려입고 바에서 여자들과 어울리는 머큐쇼가 등장합니다!!!!! 거기에 찾아든 로미오를 맞아주는 이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갑자기 멱살잡는 분위기. 한마디로 말하면 [여자 때문에 우리 조직을 나가겠다고?!] 딱 이 분위기입니다!!!!!! 오우 마이 갓.......(대폭소. 아아 귀여운 것들) ![]() 이거는 딱 잘라서 로미오 이지메 뮤비 (진지) 프랑스어를 모르는게 이렇게 한이 될 수가 없습니다만....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들어갑니다. 아 정말 이런 걸 볼 수 있을 줄 몰랐어요 ;ㅁ; DVD 강추천! 서플만세! 감독만세! 환생로망만세! (응?) ![]() 피를 나누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친구들과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쓸던 줄리엣, 품 안에 안겨있던 그녀의 환영을 떠올리며 의지를 굽히지 않는 로미오. .....근데 보다보니, 얘네들이 줄리엣 때문이 아니라 로미오 바지 때문에 화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폭소). 무슨 말이냐구요? 보시면 압니다..... 5. 딸을 갖는다는 것 AVOIR UNR FILLE 물론 좋은 노래지만, 내용상 그렇게 중요한 노래는 아닌 것 같은데 프랑스판이건 독일판이건 꼬박꼬박 들어가는 곡. 이젠 뮤비까지... 전 세계 딸사랑 아빠들의 압박이 너무 강한가 봅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주제곡으로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막상 뮤비를 보고 나니 "부모님께 잘하자"는 생각이 먼저 들던데요. 미스터 캐퓰릿 너무 외로워 보이세요..... 마지막에 줄리엣의 환영이 사라져 갈 때 분위기가 참으로 애절해서. 계속 나이가 변하는 연출도 그렇고. 근데 이거 보고 나니..... <베로나> 때의 체스상대가 혹시 당신이었소?;;;;; 행복했어요....... (털썩) 좀 좋은 시스템에서 함께 비명 질러가며 보고 싶은데 ;ㅁ; H님 빨리 절 죽이러 오세요오오오오오오............................. 덧. ![]() 덧붙인 그림에 별 의미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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