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츄얼 그림동화 감상

<버츄얼 그림동화>

엠파스 만화에서 연재한 강경옥님의 신작이지요. 나온지 좀 되기는 했지만요. 이 작품에 대해서 소문은 듣고 있었고 봐야지 봐야지 하고 있었지만, 정작 손이 가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호젓한 밤에 홀로 앉아 인터넷 서핑을 하다 어느 블로그에 굴러들어갔는데, 거기에 에피소드 중 하나인 [노간주나무]가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 만화의 제목만 알았지 구체적으로 뭐하는 내용인지는 하나도 모르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겁도 없이..... 그냥 보기 시작했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엄청난 호러 포비아입니다 -_-;;;; 쥬만지 보고도 공포에 떨던 게 얼마 전이거든요. [노간주나무]를 바탕으로 했으면 뭐가 나올지 대충 짐작했어야 했는데...

내려가는 스크롤 앞에, 모종의 장면은 무방비한 상태의 저를 그냥 덮쳐왔습니다. 책으로 봐도 무서울텐데 컴퓨터 화면으로, 한밤중에 이런거에 낚이다니 겁에 질려서 잠을 잘 수가 없더라고요. 액땜한다는 생각으로(실은 다른 얘기들이 궁금해서;) 그대로 인터넷 서점에 주문을 넣었지요.
실은 그림동화라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정체 불명의 할머니(아주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설정이 츄츄좀비로서 참으로 로망이라서요.

역시 강경옥님의 작품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현실과 동화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교묘하게 넘나들면서 읽는 자를 현혹시키는 이 절묘함. 특정한 사건 앞에 맞닥뜨린 여성들의 그 미묘한 감정을 공유하면서 오랜만에 만화책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요새 만화책을 통 보지 않았네요. 반성...

인용된 그림동화들은 좀 마이너한 것들이었지만 전부 기억에 있었어요. 썩어도 준치라고 에바 때문에 이리로 넘어오기 전까지 신화-민담 수집이 취미였던 덕인지, 아니면 동화라는 것의 패턴이 원래 좀 비슷비슷하니까 착각을 한 건지... 그때는 동화라고 별 생각 없이 봤는데(츄츄를 본 뒤로는 그렇지도 않게 되었습니다만) 이렇게 보니까 참 색다르네요. 여튼 심리묘사가 참 탁월합니다. 할머니 말대로 "동화라도 사람의 일"이랄까요? <너덜네의 새> 엔딩 같은 미묘한 변칙조차 너무 납득이 가고... 개인적으로 제일 공감이 간 것은 <까마귀>지만요 ^^; 제 경험 때문인지 남 얘기 같지가 않던걸요.
...아니 실은 게으름뱅이의 나라가 orz

그런데 달랑 2권 나오고 완결인가요? ;ㅁ; 좀 더 나왔으면 좋겠는데....


P.S : <두 사람이다>의 영화판권과 <별빛속에> 애니판권이 팔렸다고 합니다. 불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기왕 이리 된거 이모저모 뒤숭숭한 만화계에 한줄기 광명어린 소식이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제발...

<별빛속에> 애장판은 7월에 나온다고 하네요. 오오오오~~~~~~~! 개나 소나 다 애장판 내는데 왜 안나오나 했다! (노파심에 덧붙이면, 츄츄 DVD는 곧 나온다고 해놓고 그로부터 2년 뒤에 발매되었습니다. 인내심을 가집시다)

P.S 2 : 내 너를 얼마나 찾았던고--------- OTL
<키리히토 찬가>를 못 구해서 학산문화사에까지 가봤던(....) 젊은 날의 치기가 생생하건만 어제 어느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발견, 그대로 주문했습니다. 빨리 와라 두근두근

P.S 3 : 그러고보니 한달 쯤 전, 아카 아지트 전시회에 가서 초기 동인지들을 보다가 아마추어 시절의 강경옥님 원고를 발견한 일이 있는데요. 의식하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그때부터 심리묘사는 대단하셨더군요 ^^; 차이가 있다면... 나레이션이 많고 그림이 적다는 거지만....

by 살아가자 | 2005/06/10 18:42 | 만화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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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프린세스 츄츄 ~백조의.. at 2005/06/14 16:54

제목 : 질러라!!!!!!!!! - 신의 뜻대로. ....혹..
지르고 보는 거다. 뭣들 하세요? 이런 게 바로 지르라고 있는 겁니다 (이제 곧 피마새도 나올 텐데 올해 6,7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구나.......) 덧붙여서 교보문고, 반디북, 모닝365.... 니네들은 아예 별빛속에가 internet DB에 없다 이거지? 잊지 않겠다 -_-+++ 사이암님이 작년에 리뷰까지 쓰시며 간절히 기다리셨던 단편집 <이미지 퍼즐>도 곧 나온다고 하네요.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혹은, 나의 뜻대로― 제가 한국만......more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5/06/10 18:56
별빛속에의 애니 판권이라... 우려가 앞섭니다.
Commented by 캣시스 at 2005/06/10 19:56
강경옥님의 만화... 봐야겠군요T_T
두 사람이다, 영화로 잘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_<;
Commented by inly at 2005/06/10 21:03
아으아아아아- 별빛속에 애장판이 나오는군요! 아, 여기서는 처음 뵙겠습니다.(꾸벅)
두 사람이다 영화 판권은 예전부터 이야기가 많았었는데 별빛속에 애니 판권이 팔렸군요... 정말 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각색될지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어쨌거나 별빛속에 애장판이 나온다니, 좀 무리를 하더라도 사야겠군요. T^T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6/10 21:55
공명수복론님 / 저도 똑같은 생각이 들긴 했는데요... 뭐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구요 ^^; 완성될지 안될지도 알 수 없는데다, 정말 나오면... 봐서 괜찮으면 인정해주고 아니면 오피셜 동인으로 치부해버리면 됩니다.(?!) 그래도 저 작품을 알아보는 눈이 있다는게 기특하잖아요.
...모르죠 뭐 마술피리가 라젠카 되듯 환골탈태할지도...

캣시스님 / 저는 이 작품 추천합니다. 괜찮았어요. 역시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건지.....

inly님 / 어서 오세요 inly님 ^^
저도 별빛속에 애장판은 3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구판도 있긴 하지만 한국 순정만화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인지라.(부록으로 대형포스터를 줘!!!!! 10권 표지 그림으로...)
두 사람이다 는 말이죠.... 이미 몇년전에 판권이 팔려서 감독까지 정해지고 제작에 들어갔었는데 재작년엔가 기획이 엎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년 말에 판권 기한이 만기되었고, 얼마 전에 신진 영화사에서 다시 사갔다고 하네요. 제발 제대로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공포영화 포비아인 저는 못 보겠지만....(운다)
Commented by 달거북이 at 2005/06/10 22:50
게으름뱅이의 나라! 저도 소시적 똑같은 로망을 품다가 죽의 산에 진심으로 절망했었습니다; 어제는 낯선 곳에서 나레이션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지요. DCN 오오쿠. 쇼군의 여인들이라는 드라마. 슬쩍 용안마저 내비치셨다는데 보지는 못했지만요;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6/11 11:17
달거북이님 / 제가 본 버젼은 죽의 벽이었어요....... orz 흑흑
어 정말요? ;ㅁ; 나레이션 아주머니 그런 곳에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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