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잔인무도한 달 // 코드 1 <소녀혁명 우테나>
지름 포스팅이 늘어나는 건 H님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대좌절)

별빛속에 애장판 예약과 피마새의 출간 임박 소식을 듣고, 이 두 개를 해결할 때까지는 아무것도 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한 혀끝에 침도 마르지 않았건만, 또 당하고야 마는군요.

뒤늦게야, 미국에서 발매된 코드 1 <소녀혁명 우테나>의 마지막 박스에 이쿠하라 감독과 사이토 치호의 코멘터리가 실려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영문 사이트에서 리뷰를 보고 확인도 끝마쳤습니다.

그 말 뜻은.....

최종화 <언젠가 함께 빛나줘>에 감독 코멘터리가




두 둥



......덜덜덜덜
아니 왜들 이러시는지. 얼마 전에 S님이 아마존에서 우테나 DVD box 세일한다고 귀띰해주셨을 때, 코드 2가 있다고 장렬하게 뿌리쳤건만 양키들의 저력을 너무도 얕봤습니다. 하기는 극장판에도 끌어다 넣었는데 TV판이라고 못하겠어요.

썰렁한 농담따먹기로 첨절된 내용이라도 좋아! 상관없어!
들려줘요 듣고 싶어으어어어어........ orz
보나마나 극장판 때처럼 내용에 대한 얘기는 해주지 않겠지만, 적어도 만들면서 있었던 일은 들을 수 있잖아요. 아니 도대체 걔네들 왜 벗는 건데

이 극악의 타이밍에, 뒤늦게나마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더더욱 슬픕니다. 할인할 때 얌전히 말 들을 걸 그랬나요? 하하하하지만 별빛속에와 피마새가!!!!! 아아 정말 7월은 잔인하고도 무도하기 짝이 없는 계절로 각인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예전에 간단히 리뷰했던 [소녀혁명 우테나 극장판 이쿠하라 코멘터리]를 가져왔습니다. 한번 보고 인상깊은 장면만 적당히 쓴 거라 세부사항은 틀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강 이런 내용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으실 겁니다.





작성자 : 살아가자 작성일 : 22-03-2003 04:08 줄수 : 108 읽음 : 135
[86] 우테나 극장판 - 이쿠하라 감독 코멘터리


오늘에서야 소녀혁명 우테나 극장판 어드레신스 묵시록 코드 1 DVD에 포함되어 있는 감독 코멘터리를 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이것.


결국 당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이거란 말이냐아아아아아아아아!!!!!!!



다른 애니도 아니고 우테나인 만큼 무척이나 긴장했습니다만, 의외로 이 (사악한)감독님이 비쥬얼적인 고충이나 설정같은 것은 곧잘 얘기해주면서도, 그 의미나 숨겨진 뜻에 대해서는 말을 사리더군요. "설명하는 것은 간단합니다만, 제가 여기서 얘기해버리면 사람에 따라서 나올 수 있는 수만가지 해석이 전부 거짓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 건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습니다."하고 넘어가 버렸다는.... 어허허허.

두시간 동안 코멘터리를 화면과 함께 들으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해석이 맞아들어간 것에 놀라기도 하고,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의도를 이제사 깨닫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만 듣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되기에; 인상깊은 설명들만 여기에 추려서 요약,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테나와 토우가의 재회

우테나와 토우가가 재회할 때 내리는 비, 물이 없는 수영장 등 극장판 초중반에서는 주욱 장미와 함께 물의 이미지가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어째서 그런 것인가는 우테나와 토우가의 이별 장면에서 밝혀집니다. 즉, 토우가는 이미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 계속 암시되고 있는 것이죠. 우테나의 왕자님인 토우가가 화면에서 사라진 뒤, 온통 붉은 장미인 가운데 피는 단 한송이의 흰 장미, 이것이 왕자님의 존재를 의미하고, 그 뒤로는 공중정원에서 떨어지는 꽃잎들이 우테나를 인도하여 안시를 만나게 되는... 그렇게 왕자님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화면 속에 남기고 있는 것이라고 하네요.



장미원

비쥬얼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새빨갛게 붉은 장미가 한가득 피어있는 공중정원, 듣기엔 멋지지만 그림으로 만들면 온통 붉은 색 뿐이라 단조로워져 버리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영상화하는 것이 굉장히 고생이었답니다.



키스

"에- 여기서 키스를 합니다만(웃음) 어째서 키스를 하는 것인가, 는 스탭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었습니다. 그런 거 할 때가 아니잖아! 라는 의견도 있었고... 원래 TV판에서는 키스로 변신하는 것이 컨셉이었습니다만, 역시 그만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왜 모처럼(?) TV판에서도 참은 것을 극장판에서 보여주었는가 하면.... 에.... 그렇군요, 역시 제가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베드씬

비록 이야기의 화제는 오후에 있었던 결투라든가 장미의 신부에 대한 정보였지만, 화면상으로는 왠지 두 사람이 연인처럼 보이도록 표현하고 싶었다네요. 확실히, 대사 내용을 모르면 오해하기 충~분한 장면입니다만 -_-;



시오리와 토우가

처음 토우가가 나타날 때 덮고 있는 시트는, 영안실에서 시체에게 덮어주는 것을 모티브로 했다는군요.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있는 방은 사자(死者)의 세계로서, 일체의 색체가 없이 새하얀 방으로 그 이질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뒤의 효과음으로는 병원에서 나는 메스 소리라든가 하는 것을 첨가하여(몰랐다...;;;) 토우가의 정체에 대한 암시를 더했다는군요. 말하자면 토우가는 유령이고, 시오리는 그 유령에 사로잡힌 채고, 전화로 등장하는 아키오 역시 이미 죽은 상태이죠. 그리고 이 방 안에서 토우가의 입으로부터 이야기되는 그의 과거. 이 부분은 우테나와 안시가 보여주는 플러스적인 아름다움과 대비되게, 마이너스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네요. 그 속에서 토우가와 시오리의 악몽이 일체화되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시오리와 쥬리

쥬리를 구하기 위해 시오리의 남자친구가 뛰어들었다가 죽었죠. 그것 때문에 쥬리는 그 자신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그 남자애에게 속죄하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네요. 또 자신 때문에 남자친구를 잃게 된 시오리를 지켜주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고... 즉, 쥬리의 삶과 목표 모두 그녀의 아픈 과거에 속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장미의 신부를 원하는 것이겠죠.



댄스씬

눈치채지 못했었는데 이 부분은 전부 3D 풀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우테나가 안시를 넘어뜨리는 장면에서는 붉은 장미원과 대비되도록 밤하늘을 온통 새까맣게, 별 하나 보이지 않게 칠하여 현재 이 세계에 왕자님은 없다는, 그런 암시를 풍기고 싶었다는 군요. 이 댄스씬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스탭들도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만들어보자며 전력을 다했다고 하네요. 감독의 한마디. "세일러문 때도 그렇고,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도 뭐합니다만 댄스씬은 제 장기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장미의 신부의 상처

도대체 왜 서로의 누드를 그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코멘트해주길 애타게 기다렸습니다만, 그것에 대해선 아무말도 해주지 않더군요. 그냥 감독의 밝힘증이라고 생각하렵니다. 여기서 안시가 가진 상처(?)가 우테나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공개되는데 말이죠. 원래 시나리오에는 안시의 가슴에 오빠가 낸 칼상자국이 있는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감독 자신이 그런 표현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그래, 당신이 예쁜 거라면 사족을 못쓰긴 하지 -_-;;),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다가 우테나의 세계를 이루는 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림자 표현을 이용하여 저런 호러장면(?!)을 만들어 냈다고 하네요. 안시가 가진 몸과 마음의 상처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나미씬

"TV판을 본 사람에겐 팬서비스, 모르는 사람에겐 브레이크"라는데요(끝까지 나나미라고 안 불러주고 시침 뚝 떼고선 나나미소라고 부르는 저 감독의 뻔뻔함!). 그리고 츄츄(모 프린세스 말고)와 함께 새로이 등장하는 캐릭터는 케로뽕이라고 합니다. 츄츄 혼자 활약하는 것이 가엾다고 해서 만들어준 라이벌 캐릭터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거의 천적 수준이라 항상 마지막에는 항상 츄츄가 케로뽕에게 먹히는 스토리를 몇 개나 준비해 두었다지만, 쓸 기회가 없었답니다. 덧붙여 아키오 등장씬에서, 저 뜬금없는 행동패턴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주지 않을까 기다렸지만, 겨우 한다는 말이라는게 "아키오는 왕자님인데도 택시를 타는데, 이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우테나와 토우가의 엘리베이터

우테나 흑장미편, 네무로 기념관의 구성이 호평이었기 때문에 그걸 기본으로 했다는군요. 여기서 토우가는 시오리에게 그랬듯이 우테나를 사자의 세계로 끌고 가려고 하지만, 우테나는 그걸 거부하고 토우가와 헤어진다...라는 것이 중점이라네요. 사이토씨의 베스트씬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모두의 관심을 모은 것은 익사사건(저도 이것에 대해서 쓴 적이 있죠;). 감독 말에 따르면 물에 빠진 것은 쥬리 맞지만, 알려지면 재미없다고 생각되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테나 카

이것에 대해서 안팎으로 상당히 말이 많았다는데요(그랬겠지). 이쿠하라 감독의 말에 따르면, 보통 극장판의 클라이맥스 신에서 무진장 센 적이 나온다거나, 뭔가 큰일이 벌어져서 그걸 무찌르거나 해결하면 끝나는 구성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구성은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뭔가 독특한 것을 추구하고 싶었다네요. 또, 왜 자동차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우테나는 현재 '잠자는 공주'처럼 잠들어 있는 상태고, 그것을 안시가 각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하는 설정, 즉 왕자와 공주로서의 위치전환이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렇게 했다는군요.



매카닉 스탭

본래 TV판 우테나의 스탭 중에는 매카닉 스탭이 없어서 극장판을 위해 새로이 영입했답니다. 불려온 사람들은 '이 작품에서 우리가 할 일이 뭐가 있어?'라고 하다가 시나리오를 보고선 다들 쓰러졌다네요.



아키오

바깥 세상으로 나가려는 안시와 우테나의 앞을 가로막는, 이미 죽은 아키오의 유령. 우테나의 왕자님인 토우가도, 안시의 왕자님인 아키오도 죽고 이미 순수함과 정의의 상징이었던 왕자님이 남아 있지 않은 이 세계에서, 왕자님인 척 하는 여자애라는 설정이 굉장히 재미있었다는군요.


어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우테나 극장판에서의 결말. 그건 이쿠하라 감독이 십대일 적에 고민했던 이미지를 그대로 집어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어른의 세계에는 순수한 사람 따윈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이대로 순수한 어린이의 꿈과 환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어른의 세계로 뛰쳐나가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인가. 그러고선 스스로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데 굉장히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자신도 애니 감독으로서,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수많은 스탭을 꾸려나가야 하고 또 좋아서 하는 거지만 이것도 일이니까 그 부분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고개를 들고 열심히 하겠다는!(어이, 조금 틀리지 않아?;) 그런 말씀을 하셨었군요.

Be Papas, 어른이 되자 라는 의미라죠.


그러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런 저런 게 보고 싶어서 만든 거지!!! 그런데도 이런 환상적인 작품이 나오다니 이쿠하라 쿠니히코 정말 나쁜 사람이예요....(운다) 아니 사실 우테나 같은 작품은 그 초현실주의적인 맛이 일품인 만큼, 감독의 본능에 충실하여(?) 그 꿈과도 같은 세계를 영상화시키는 것이 비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by 살아가자 | 2005/06/15 23:01 | 소녀혁명 우테나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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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lijn at 2005/06/16 00:56
링크 가져감.
Commented by 탁상 at 2005/06/16 01:11
http://pds.egloos.com/pds/1/200501/22/81/b0016181_21391438.jpg
청계천에서 5000원이길래 이상하더군요.
이걸 왜 5000원 밖에 안받는지 (...)
가짜같기도해서 안사고 그냥 놓고 온 기억이 나는군요.
Commented by cinephile at 2005/06/16 05:38
저랑같이 코드 1 dvd box 공구합시다..-.-;;;
Commented at 2005/06/16 1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크바시르 at 2005/06/16 17:26
장미정원의 댄스신이 배경음악과 함께 마구 떠오르고 있습니다. ^_^
DVD는 없지만 CD로 구운거나 한번 더볼까...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6/16 19:09
elijn / 어 그래.

탁상님 / 우테나 극장판이군요. 흐음, 이상하긴 하네요. 가짜같지는 않은데...

씨네필님 / 공구하고 싶어하시는 분 제쪽에 한명 더 있으니 셋이서 해볼까요?(근데 관세는?)

비공개 / .....님하 초매너염. 배송료가 항상 딜레마의 씨앗이지 -_-;

크바시르님 / 정말 화려하고 멋지지요 ^^ 극장판은 스타일리쉬한 화면이 끝장입니다!
Commented by 不在者 at 2005/06/16 21:39
굶어죽으면 묻어는 주지 -_-; 대파산인게냐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6/16 21:56
몰라몰라 흑흑 OTL
어차피 당장은 저걸 살 돈도 없어. 무엇을 팔 것인가 골라야지.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5/11/29 23:02
지금 와서 다시 읽어보니 이쿠하라 이 쌈박한 색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부분들뿐이군요 OTL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12/01 15:03
...........바로 그것입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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