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그러진 영웅
어렸을 때는 나의 영웅이었다가, 머리가 굵어지면서 평가가 있는 대로 하락한 사람이 두 명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두 사람. 이문열과 이현세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처음 봤을 때 ‘이것이 최고의 한국만화가 아닌가!’라고 섣부른 단정을 짓게 유도할 만큼 그 위력이 강력했다(현재까지 그만한 광기를 가지고 날 압도한 만화는 귀기가 서렸다 할 만한 <유리가면> 뿐이다). 지금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지 않지만, 대신에 또다른 의미를 가지고 내게 다가온다. 이토록 노골적으로 남성적인 가치, 것도 배격해야 마땅한 광기를 가지고 여자인 나를 윽박지르는데도 불구하고 나로 하여금 수긍하게 만드는 작품은 이거 하나 뿐이었기 때문이다. 동조할 수 없다. 인정하기도 싫다. 이 미친 놈들을 전부 굴비두름으로 묶어서 정신병원에 처넣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미쳐버린 시대의 아픔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내가 아직 철모를 시절이었기에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버렸지만, 여전히 내 위에 남아있는 이야기들. (외인구단이 완결난 해는 내가 태어난 해다)

그래서 <공포의 외인구단>은, 열거하기도 귀찮은 그 수많은 단점들을 가지고도 나의 베스트 작품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 보았을 때 이 작가는 인간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는 단숨에 어렸던 나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뒤에 찾아본 이현세의 작품들은 - 당시에는 나름대로 즐겁게 봤다만 - 하나도 괜찮아보이질 않았다.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 블루엔젤, 남벌. 아니 님하 왜 이러셈 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오게 만들던 만화들.(그래도 못 버리고 갖고 있다 크흐흐흑! orz) 개인적으로 최고의 걸작은 <쌀 팔러 간 아이>나 <짜장면 아빠>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를 강제로 사로잡는 강력함을 자랑하던 <공포의 외인구단>에서의 기백은 어디로 갔는지, 이 아저씨 그냥 포르노&신파&영웅주의&찌질마초&군국주의를 그리고 있었다... 아아아악!!!!!! 다 그만두고 사상적으로 너무 태클 걸 곳이 많아서 이입도 안 되고 이입이 안 되니 그나마 없는 재미가 하나도 없어!!!!!

그로부터 오는 것은 지독한 배신감이었다. ‘니가 나를 속였어?!’라는 종류의 느낌이었지만, 그건 억지라는 걸 나도 알고 있다. 원래 이현세는 그랬던 거고 시대가 낳은 <외인구단>을 보고 내가 좀 착각을 했던 것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외인구단>의 팬으로서, 그 안의 캐릭터들에 매료되었던 사람으로서 찌질한 까치나 어중간하게 돌은 마동탁은 도저히 참아 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차라리 다른 캐릭터를 써!!!!! 디자인이 그렇게 귀찮았니!!!!!

나의 일그러진 영웅을 향한 애증섞인 분노는 굉장히 오랫동안 해소되지 못한 채 남아있었다. 그만큼 나는 외인구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볼 때마다 반항하면서도 매료되고, 사로잡히고, 다시 또 기대를 하게 되다가 현실을 보고 좌절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그런 밤마다 나는 이를 아득바득 갈면서 이현세를 속으로 씹다가 눈에서 흐르는 땀을 훔치며 잠자리에 들어야 했던 것이다. 과장이긴 하지만 반은 진짜다. 외인구단은 거대했고 이현세는 찌질했다. 나는 내면에 벌어져 버린 이 갭을 쉽게 좁힐 수가 없었다.






하지만 탁이가 ㅎㅁ라면 어떨까


야오이에는 유희적 기능이 있다. 한심한 짓들, 바보같은 행동들, 심지어 찌질한 사건들까지도 한순간에 비웃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이. 남자들만의 의리, 우정, 승부, 여성배타적인 세계관까지도 따스하게(....) 포용할 수 있는.

ex) “부시랑 블레어는 왜들 저런대니” “내연관계라서 치정싸움을 전세계구적으로 하거든”

<외인구단>을 포함해, 이현세의 만화에서 엄지는 우승기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K모님의 분석). 트로피도 아니고, 승자에 따라 왔다리갔다리 하는 우승기. 엄지만이 아니라 여자라는 캐릭터가 다 그렇다(블루엔젤을 보고 얼마나 기막혔는지 아는가....).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면서 작품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팬이라 그럴 수가 없었다.
그 순간 깨달은 것이다. 아무래도 탁이가 이상하다고 말이다. 진작에 알아챘어야 하는데.... 이렇게 어렸다니!


이 녀석은 혜성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 백타석 연속 안타를 날리고, 엄지와 결혼하고, 일본 가서 연습하고, 돌아와서 혜성이를 다시 만난 뒤로는 그 녀석 한번 이겨보겠다고 차마 내 입으로 형언할 수 없는 짓들을 했다.
....도대체 이 녀석 머리 속에 엄지가 존재하기는 하는거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날 엄지와 탁이의 커밍아웃 부부싸움.(지금 방에 책이 없는 고로 대사가 부정확할 수는 있으나 대략 이런 내용이다)



또 그 녀석에게 졌어. 그건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이 부족해서...

그놈의 사랑타령은 하지도 말아요. 당신은 나와 결혼함으로서
그 사람과 못다한 승부를 할 수 있다 생각했고
그래서 그 어느 날처럼 날 이용한 것뿐이예요!

아니야! 당신을 이용하다니... 당치도 않아.
그래, 그 녀석을 조금이나마 인식하고 있었던 점은 내 사과하지.
하지만 그게 내 성격인 걸 어떡해?
어렸을 때부터 지고는 잠을 못 이뤘고 누구에게라도 이겨야 직성이 풀렸어!
그게 내 천성인 걸 어쩌란 말이야!

아주... 훌륭한 천성을 가지셨군요.




미치겠다......... orz
80년 그 옛날에, 호모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에 사라진 혜성이 좀 만나보겠다고 위장결혼 했다며 저렇게 절절하게(=뻔뻔하게) 고백하는 중년남이 있었으니 그 이름 마 동 탁.
덤으로 얘기하면 이놈은 안 경 을 꼈 다
랄까 한국을 대표하는 안경잡이 캐릭터다


갑자기 이현세씨의 모든 것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죄송해요, 당신은 역시 선구자군요. 제가 좀 오해를 했었나봐요.



문제는 혜성이가 탁이만큼 미친 놈인 주제에 노말이라는 데 있었던 것 같다. 엄지같은 기집애가 뭐가 좋다고 그토록 따라다니는지.(아니, 그전에 니가 엄지 인생에 초민폐라는 사실을 좀 자각해) 그 때문에 탁이는 자기 맘 몰라주는 님좇아 얼마나 수많은 찌질한 삽질을 거듭해야 했던가! <남벌> 봐라. 혜성이 관심 좀 얻어보자고 전쟁 일으키는 거. <아마게돈>을 보라. 우주를 말아먹는다.
......탁이의 순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했다. 그냥 빨리 안겨주고 조용해지는 게 인류를 위한 길인 거 같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

솔직히 맨 처음에는, 이 만화가 혜성총수로 보였었다(이현세 특유의 주인공 띄우는 영웅주의 봐라). 소꿉친구라는 전설의 필살기를 소유한 백두산부터, <에이스를 노려라!>서부터 내려오는 전통 - 감독님에 이르기까지 전원이 다 혜성이랑 한번 싸바싸바해보고 싶어서 엄지로부터 혜성이를 떼어놓으려는 걸 보면 처절함을 넘어 눈물겹기까지 했던 것이다. 이거 외인구단이야 호모구단이야. (아니 그런데 정말로 관계가 종류별로 다 갖춰져 있어서....; 지가 무슨 하렘물이야?)
하지만 탁이의 순정을 깨달은 순간 그 녀석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까지 집념강한 놈이 또 있겠는가. 불쌍해서 내버려둘 수가 없다구(이건 모처의 사장님에 반한 영향을 받은 거 같다 아무래도. 혹은... 나 이런 취향?;;).

그림도 팬픽도 해본적 없는 내가, ‘직접 동인지 만드는 수밖에 없나?’라고 한번이라도 고려한 커플은 얘네밖에 없다.
동탁X혜성
혜성이 쫓아다니다가 인생이고 지구고 다 말아먹는 탁이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나는 지구의 평화를 바란다.

솔직히 이토록 전례가 없는 엄청난 애정을 과시하는데도 커플링이 초마이너라는 게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이현세가 작가경력 25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이 커플은 세계를 몇십 몇백 번이고 말아먹었고 그래도 또 만나서 새로 싸우고 상처를 내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전평행세계구적인 놈들이었단 말이다. 천년여우도 여기엔 못 당한다고.
누가 동탁혜성 좀 그려줘요!!!!!! ;ㅁ;



.......개인적으로는 이현세씨가 충격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망상도 좀 한다. <- 이것이 여자의 복수?;;;
by 살아가자 | 2005/08/05 23:32 | 만화 | 트랙백(1) | 핑백(1)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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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르기닷컴] 外傳 at 2005/08/06 11:46

제목 : 오랜만의 동인 대화 3연타.
▶mirugi 님의 말: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다! 난 처음에 솔로부대라고 해서 한 솔로 부대인 줄 알았음……. (너무 낡았어! ;)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님의 말: ...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고 있다.) ▶mirugi 님의 말: 한 솔로 - 『스타워즈』에서 해리슨 포드의 배역 명. (너무 매니악해!)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님의 말: ... ... ▶mirugi 님의 말: 실은 난 한 솔로의 팬이지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님의......more

Linked at 비류수. : 그러니까 공포의 .. at 2008/04/12 16:46

... 었습니다. 그러고 찾아보니 정말 직접적으로는 언급을 안 하셨더군요....일단 이야기의 근본은 살아가자님 이글루에서 "공포의 외인구단" 으로 검색하셔서 "탁이가 ㅎㅁ 라면" 의 가정진실을 찾아 보시고요....여기에 첨가하는 이야기는 바로 정수라씨의 주제가 "난 너에게"입니다. (아래쪽 덧글에 부스명으로 나오기는 합니다만.. 그 ... more

Commented by 탁상 at 2005/08/05 23:40
이현세씨 만화를 제대로 본건 정말 몇개 없네요.
에고..
Commented by Jerry at 2005/08/06 00:12
'돈 좀 벌고 타락한 거다' 라고 깔끔하게 정리를 내린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쓸쓸하게 다가오는 허전함은 어쩔 수가 없어요. 어릴적 외인구단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이없을 정도의 로망이었달까요...
Commented by Jerry at 2005/08/06 00:16
...덧글 딱 달고 나니까 내용이 딱 추가되어 있는 아스트랄함. 으음, 저거 바람직한데요(?)
Commented by 프리즘 at 2005/08/06 00:37
음....공포의 외인구단이 나오고 아주 한참 후에 제가 일본으로 유학갔을때 오래됀 일본 야구고전만화 [거인의 별]을 보고 혹시 이현세씨가 이것에서 힌트를 얻은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한적이 있었어요.^^;(확인할 길은 없지만;)
일본인은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해서 자이언트 감독인 나가시마씨를 거의 국민스타로 만들어놨죠;; 그런데 나가시마 감독...천연보케라서 나이먹어도 상당히 귀엽더군요.-_-;;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5/08/06 01:05
그때 했던 얘기 여기도 달아놓죠. 오죽 탁이가 절절했으면 결국 감동한(포기한? ;;) 엄지가 탁이편을 들어서 한번 져주라고 호소하겠습니까..^^;

...그나저나 안겨주면 과연 조용해지는 걸까요? [삐질;;]
Commented by mysticat at 2005/08/06 01:25
숨겨진 진실. 너무 설득력있어요ㅠ_ㅠ; 동인지 저도 보고싶네요 ㅠ_ㅠ
Commented by 청룡하안사녀 at 2005/08/06 01:56
제 친구가 예전에 했던 명언 말씀 드렸었죠...
"남자들이여. 오랜 역사동안 아내를 두고 전장에 나가 친우(전우)와 함께 왕을 위해 죽는 것을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숭배하고 받들어오지 않았는가!!! 이제 우리 여성들이 두팔 걷어 앞장서서 여자들 물려주고 원하는 대로 남자들끼리 행복하게 살게 해주겠다는데 뭐가 불만이신가!!!!"

지금 바로 그 친구가 제 방에서 같이 놀다가 이 글을 보고 심장을 부여잡으며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3

(그럼요. 그렇게 여성은 눈에 뵈지 않고 남자들끼리 잘나게 놀겠다니까, 원하는대로 해 주겠다는데 남자들은 왜 그리 호모물을 보고 웃지를 못하시는지 @_@;;;)
Commented by Starless at 2005/08/06 04:53
Two thumbs up d-_-b

그러고보면 최근 몇몇 만화를 간만에 다시 보면서 느끼는 건데 바스타드의 다크슈나이더와 칼스라든지 베르세르크의 가츠와 그리피스 같은 너무나 노골적인 남성만화의 오피셜 커플(...)들이 종종 있지.
Commented by 연와사비 at 2005/08/06 08:37
아;; 정말 저도 심장 부여잡고 감탄하고 있습니다. 감동지수 200%에 달하는 포스팅이네요. 저도 외인구단 보고 다른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했다간 그저 좌절, 좌절뿐에 외칠말이 없었던 그런 덧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뿐, 제가 너무 햏력이 부족한걸까요? 탁성커플은 미처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이현세작가님께서 ㅎㅁ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건 이제와서 너무 확장해석일까요? 그래서 그토록 남자들의 세계를 그려왔던거야...! (......어시중에 만화그리지 않겠는가, 라는 말을 자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거 그야말로..)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08:41
탁상님 / 이어진 이야기를 보고 당황하진 않으셨을지....;

Jerry님 / 돈 한번 벌고 타락했다기보다, 원래 그 정도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확실히 로망이죠. 그토록 자기가 강조하는 '대한민국의 딸들'을 제물로 삼는 로망이었다는 게 문제지만.
아니 지금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필터는 참으로 강력해서, 지금은 <남벌>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만큼 회복했답니다.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08:44
프리즘님 / 뭐어 호모만... 아니아니 야구만화야 수도 없이 많으니까요. 이현세씨 말로는, '그 당시에 검열을 피할 수 있을만한 소재가 스포츠밖에 없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가 막 시작했던 시기라고도 하고.

마스터님 / '저렇게까지 대놓고 여자를 무시하면 동인녀로 거듭난다'라는 산 증거라고 해두죠. 사실 전 아무리 찌질해도 엄지를 싫어할 수가 없답니다. 두 미친놈들 사이에서 뭘 할 수 있었겠어요 -_-;;
.....그, 그것은, 일단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3-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09:03
mysticat님 / 저도 진짜로 동인지 보고 싶어요!!!!!!!!
그리고 거기서는 안경잡이 사상 가히 최고의 난공불락이라 일컬을 탁이의 안경 좀 벗겨봤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 중 탁이의 호수같은 눈동자를 한번이라도 본 적 있으신 분 계세요? ....벗으면 @_@ 이런 눈일지도 모르겠다는 공포가 있어서 그런가...

청룡하안사녀님 / 헉 그런 영광이... 저도 그 친구분 명언을 듣고 심장을 부여잡았었다고 말씀 좀 전해주세요. ;ㅁ;
마초물도 소년만화도, 남녀가 함께 행복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이 땅의 아버지들이 딸들을 개무시해왔는지 알쪼이기도 하지만요. 뭐어 남자의 로망이 순식간에 금단의 사랑이 되어버리니 싫기도 하겠지만, 여성이 비꼬기로나마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일종의 희망이라고 봐요.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09:03
Starless / 가츠와 그리피스는..... 확실히;;; 가츠가 떠나자마자 보란 듯이 여자와 자버리는 그리피스라니, 네가 부냐 헨로냐!(?!)
하지만 솔직히 탁성커플(연와사비님이 한방에 줄여주셨습니다, 오오.)의 햏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얘네는 도대체 세계를 몇번을 말아먹은건지. 이것이야말로 전생 환생을 넘나드는 판타스틱 SF 러브 대서사시!

연와사비님 / 혹시 탁성커플은 마이너가 아니었던 걸까, 라는 착각에 빠지려 하고 있습니다.(너무 빨라)
아니 우리의 이현세씨는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인정받지 못한 동인남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보세요! 자기 작품을 자기가 수십번 수백번 패러디해서 그리고 있습니다!(CLAMP인가!)
<외인구단> 때문에 어둠에 숨어야할 동인으로서 너무 떠버린 탓에, 차마 커밍아웃도 못하고 좌절해 몰래 요소를 넣어 찌질연애담을 그린지 수십년, 오늘에 이르러버린 걸지도 모르죠. 미안해요, 그동안 선구자로서 쓸쓸히 살아오신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해서...(망상폭주)
Commented by 꼬끼오 at 2005/08/06 09:58
(핫; 실수해서 수정;;)
푸하하하하하하!!!;;; 분명 중간까지 알 수 없이 타들어가는 마음으로 글을 읽은 것 같은데 '그런데 탁이가...'부분부터 뒤로 구르기 시작했습니다ㅠ▽ㅠ; ...아닌가 이 부분부터 정말 女心이 타들어가는 것 같네요. 저도 보고 싶어요 무한 마초 탁성 팬원크;;;;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10:15
꼬끼오님 / 저도 보고 싶은데요... 어떻게 동인지를 그려도 절대 원작을 넘을 수 없을 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희가 어찌 <현실로는 이십오년 작중에선 무한루프>인 탁성표 애증집착관계를 표현할 수 있겠어요(아악 하지만 빨리 맺어줘야 온 우주가 평안하다는 느낌 속에 발뻗고 잠을 잘 텐데....! orz).
그러면서도 까치가 탁이 안경을 벗기는 시츄에이션에 모에해버리는 자신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Hylls at 2005/08/06 10:25
...결국 올리셨군요. 훌륭하십니다 orz
랄까... ...혹시 이 커플링 진짜 마이너가 아니었던 겁니까!? 이 절절한 리플링은 대체!;

...그러니까 진짜 누가 안 그려주나요 탁성... (저는 남벌부터 거꾸로 올라간 케이스였기에, 라스트 공포의 외인구단을 맞고 격침한 사례입니다만. orz) ...저놈의 마초이즘을 보면서도 그저 압도당해서 할 말이 없었어요 ㅠㅠ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11:13
뭐어... 엄지에게서 돌아서는 순간 "놈! 이제 내가 이겼어"라고 회심의 미소를 짓던 결혼사기범 탁이의 알흠다운 모습을 다들 잊지 못해서가 아닐런지요. 엄지를 강간하는 건 포기해도 혜성이를 쓰러뜨리는 건 포기 못하던 <남벌>에서의 애절함도 그렇고.

...옛저녁에 부스명까지 궁리해놓았답니다.;
혜성총수일 경우엔 [공포의 호모구단], 탁성일 경우엔 [나도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 그러니까 못 그린대두
Commented by mirugi at 2005/08/06 11:45
라이벌 관계를 그린 거의 모든 작품이 사실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드래곤볼』에 대해 2003년에 썼던 망상을 트랙백.
Commented by Hylls at 2005/08/06 12:46
탁상공론... 아니, 탁성공론이라던가, 男벌이라던가. 그러니까 부스 내세요. 아니면 방금전의 대화를 올려버리겠습... <-압박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5/08/06 15:32
(쓰러져 죽는다) 푸하하하하하! 그렇구나, 탁군. 혜성군을 흠모하다 못해 세계를 아작내고 우주를 말아먹는구나. orz 탁월하십니다. 역시 괜히 아버지=선구자가 아니지요. 이현세 씨, 그간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이젠 당당히 햇볕을 받으며 광합성을 하며 <탁과 성은 컵흘이었다!>라고 외치며 뉴웨이브를 선도하십시오. (묵념)
Commented by Hippopota at 2005/08/06 18:58
...책임지세요! 살아가자 님. 아까부터 손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탁성커플이 그려지고 있잖아욧;;;
멈추게 해줘요!! 엉엉

그나저나 이번엔 도저히 덧글을 안 남길 수 없...(콜록) 외인구단도 그랬고『지옥의 링』,『해왕도의 비극』,『사자(死者)여 새벽을 노래하라』,『활』,『남과 남』을 볼때도 어린 나이에 마음을 짓누르게 만드는 광기와 주체못할 비장미가 인상깊었습니다.『외톨이』,『떠돌이 까치』,『억세게 재수없는 녀석들』같은 청춘물은 그런 부담이 덜해선지 좋아하는 편이었구요. 지금 보면 꽤 실망하게 되는 작품도 있겠지만 80년대 작품은 대체로 좋은 인상으로 남더군요.
Commented by Hippopota at 2005/08/06 19:00
탁이가 안경 벗은 장면이라면『제왕』에서 딱 한컷 나온 적이 있는데, 샤워 때문에 안경을 벗은 대신 수건으로 입이 가려져 맨얼굴은 절대 보여주지 않습니다. (쩨쩨하긴. 쳇쳇 -3-)『제왕』은 참 드물게 주역이 바뀌었다 싶을 정도로 탁이의 비중이 높아서 기억에 남았는데요. (여기서 탁이의 절친한 친구는 백두산;) 예전엔 깨닫지 못했는데 살아가자 님의 가르침에 의해 이렇게 순수해진 눈으로 다시 보니까 탁성커플을 위한 해피엔딩이 따로 없더군요. 그도 그럴 게『제왕』에서 형제지간으로 환생(?)한 탁성은 리바이어스의 아이바 형제처럼 티격태격하다 결국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포옹으로 마무리하여 형제덮밥(?)의 절정을 이루니까요.(뭔가 왜곡이...;) 중요한 건 곁에서 지켜보는 엄지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환희의 눈물을 흘린 탁이가 먼저 뛰어들어 덮친다는 거죠. orz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5/08/06 21:15
... 하마님께 경배를. orz 이 미물의 눈에서 비늘을 벗겨주셨습니다. 탁성을 그리셨다니! 보여주시는 겁니다! ;ㅂ;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21:24
mirugi님 / 탐 행크스x볼을 보고 제가 얼마나 수명이 길어졌는지 모르실 겁니다. orz 십분은 미친듯이 웃었어요...(;) 감사합니다!!!

Hylls님 / 아니 저희의 대화에 한점 부끄럼은 없었다고 보는데요. 그림연습도 안 한 제게 무슨..;
그건 그렇고 새삼 봐도 정말 센스 최강이십니다. 男벌....(중얼중얼)

사이암님 / 왜 아무도 모르셨던 거지?;; 저는 그게 더 미스테리라구요. 하긴 저도 자칭 팬이라는 주제에 한때 오해하고 있었으니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21:24
hippopotamus님 / .............저도 사이암님과 똑같이 하마님께 성스러운 춤을 마칩니다(하마님의 답글을 얻어내다니 이 어찌 훌륭한 포스팅이 아니라 할꼬). 우어어어 그랬단 말입니까! 그랬단 말입니까!!!!!!!!! 『제왕』 반드시 찾아보겠습니다!!!!!!
...라기보다 그토록 많이 그렸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자기가 자기 작품의 동인지를 다 그려버리면 어쩌라는 건지.(먼산) 이현세.... 무서운 사람!
그건 그렇고 탁성 진심으로 보고 싶어요오오오오오 ;ㅁ;

사이암님 / 눈에서 땀이 나오면서 비늘이 밀려나왔습니다...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5/08/06 21:28
그건 그렇고 탁성이 형제지간으로 나온 일이 있단 말입니까... 형제지간.....;;
정말 이 작가 무섭다라는 거 새삼 느끼게 되는군요. 어쩜 이렇게 모에코드들을 그 옛날에 다 갖다 쓴 건지(탁이 안경도 벗겼었단 말이지 쿨럭쿨럭)
아니 팬이 망상할 몫을 남겨줘 이 사람아!!!!!!! ;3;
Commented by 미로냥 at 2005/08/07 22:07
역시 연륜이란 무섭군요; 선구자(...)
Commented by laitwave at 2005/08/07 22:26
하하하, 그렇게 된거였군요.
이현세씨 만화는 왜 항상 '그들'만 나오는 것인가 의문이었는데.
설마 자기 작품 "무한 패러디"일줄이야!!(대폭소)
예, 단순히 캐러디자인이 귀찮아~인줄 오해했던 제가 못난 놈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분.

전에 얘기했던 그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에서 탁이 안경이 없던 장면이 있었던 듯 합니다만... 너무 오래되서 확실하지 않네요.(1986년)
깡패들에게서 엄지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안경이 날아간... 그런 장면으로 기억납니다.
가끔 친구집에 갈때 띄엄띄엄 보던거라 내용은 커녕, 제목도 기억 안나네요.

80년대 이현세씨 만화가 그나마 좀 나은 게 시대적인 탓도 있겠고, 공포의 외인구단 스토리를 담당하신 김민기씨 덕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Commented by laitwave at 2005/08/07 23:04
지금 대화명이 "탁성공론"이시네요.
여기서 공은 공(Ball)인가요? 아니면 공(攻)인가요?
근데, 이 커플은 묘하게도 攻受관계가 아니고 攻攻관계 같네요
공을 받는 포수가 아니라 쳐내는 타자라 그런지..?
잠깐, 공을 받는 포수가 受라면, 백두산과 오혜성, 마동탁의 삼각관계가?!(펑)

오혜성 : 자, 어서 내 攻을 받아라!!
마동탁, 백두산 : (동시에) 이건 내 꺼야!!
Commented by 마아사 at 2005/08/08 14:23
아하하...탁이 해서 순간 이상무님의 독고탁을 생각해버렸습니다. 탁이와 봉구의 커플링을 순간 생각해버렸군요 +_+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5/08/27 10:44
확실히 독고탁의 라이벌인 김준(때로 독고준)은 안경 벗은 얼굴이 꽤 많이 나오는데, 마동탁은 안경이 얼굴의 일부인양 거의 벗은 얼굴이 없더군요. 나름대로 신비의 사나이?
Commented by LaJune at 2008/04/14 11:21
포스팅 쓴 분이나 리플 다신 분들이다 모두모두 원츄십니다. ;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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