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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학교 도서관 이용 중입니다.
사진이 없으니까 후기가 너무 재미없어 보여요 ㅠ_ㅠ 재미있는 사진이 많았건만... 원본 후기를 펼쳐본 사람들이 어째서인지 모두들 관심을 보였던 '스토커 할아버지'편은 좀 있어야 나올 거 같고. 백조의 장 통판 신청은 이곳으로 가 주세요. 제 1 부 <메르헨 가도서부터 로만틱 가도까지> 다섯시부터 계속 자다깨다 했다. 알람이 울리고 구레상과 같이 일어나서 씻고, 출발 전에 예약해두었던 하멜른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해보았다. 유스호스텔에 따라서 회원증이 없으면 묵을 수 없는 곳도 있다길래... 아, 내가 전화를 한 건 아니다. 구레상에게 떼를 써서 부탁했다. 서툰 영어로 보이지도 않는 상대와 통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쫄아서 이거야 원;;; 결론은, 하멜른의 유스호스텔은 회원증을 사야만 한다는 거였다. 하지만 여기서 사는 회원증은 너무 비쌌기 때문에 차라리 싼 펜션을 알아보기로 했다. 당일날 아침에 괜찮을런지 불안했지만 가이드북에 있는 펜션을 골라 다시 전화를 해보았다. 다행히 방이 있다길래 우선 이름만 등록해놓았다. 이런 경험 처음이라 이것만으로 괜찮을런지 불안했지만. 준비하고 나가니 7시 10분이었다. 지하철표(2유로)를 끊고, 보훔 역으로 돌아가 독일철도권(유레일 패스 비슷하나 독일 내에서만 사용 가능)를 개시했다. 아침으로 역내의 Kamps 라는 빵집 체인점에서 Brotchen(작은 빵으로 만든 간이 샌드위치)을 사 먹었다. 아침 일찍인데도 구레상이 배웅을 나와줘서 고마웠다. 구레상은 그 외에도 지하철표를 사는 법이라든가, 자동판매기를 쓰는 법, 구내 표지판을 보는 법 등등 내가 미처 물어볼 생각을 못했던 정보들을 세세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러면서도 표를 개시할 때나 빵을 살 때는 나 혼자 해보라고 시키고 뒤에서 지켜보는 철저함. 브레멘 행 IC(기차의 종류)는 5분 지각했다. 신기하게도 독일 철도는 약간 지연되는 것이 예사라고 한다. 기차에 타서, 구레상이 알려준 대로 자리 옆에 예약 쪽지가 꽂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빈 자리에 앉았다. 내가 가진 독일철도권(학생전용)은 고속열차인 ICE서부터 제일 느린 S-bahn까지도 탈 수 있지만, 2등석의 예약되지 않은 자리 한정이다. 그런데 9시 반 쯤이었나. 어떤 할아버지가 와서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할아버지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못 알아들었다. 독어이기도 하고 쫄아서;; 역무원인가 하고 티켓을 꺼내들었지만 그것도 아닌 듯했고. 옆자리에 짐을 놔두었었는데 올리라는 얘긴가 했지만 것도 아니고. 결국 옆의 영어를 할 줄 아는 아주머니가 나서서 어리둥절 상황을 넘어 패닉에 빠지고 있는 내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 자리는 예약되어 있다고. 이미 자리 옆에는 종이를 끼워넣는 방법만이 아니라, 작은 전광판으로도 예약 표시가 되고 있었다. 말 듣고 보니 그제서야 보이는 파란 전광판 글씨... 고맙다고 인사하고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아니 아까는 왜 저게 안 보였지? 기차칸은 거의 다 차 있었다. 예약석이거나 사람이 앉아있거나. 밀리고 밀리다 결국 맨 뒷칸, 자전거 보관하는 칸 바로 옆에 앉았다. 좀 흔들렸지만 의자가 별로 없고 따라서 공간이 넓은 점은 맘에 들었다. 아침 날씨는 내내 흐렸고, 비가 오지 않는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뇌르틀링겐의 아침 때 안개가 끼면 좋을 텐데. (저녁에는 노을지고♡) 독일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을까? 일상의 힘이란 건 무섭다. 익숙해지면 모두 다 똑같아지는걸. 이건 내가 이방인이라서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 그 점은 조금 기쁘다. 브레멘에서 4시간을 줄창 걸어다녔더니 피곤해 죽겠다... 10시 15분에, 드디어 브레멘 중앙역에 도착했다. 기차 밖으로 내리니 기분좋게 싸늘한 공기가 뺨으로 느껴졌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루트를 따라, 곧장 중심가 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사물함에 캐리어백을 넣어두려 했는데, 보관료로 지불해야 할 4유로 동전이 없어서 그냥 끌고 나섰다. 지가 무거워봤자지. 길을 가다보니 다리 옆으로 풍차와 꽃밭이 보였다. 그리고 다리 아래에는 오리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이 동네 사람들이 뭘 좀 아는구나! 더 걸어가니, 제제 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돼지 모양의 동상들이 보였다. 건물들이 좁고 긴 것이 참 멋져 보였다. 나중에 보게 된 구 시가지 - 슈노어 거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시청사와 성당 앞에는 노점상들이 기념품을 잔뜩 펼쳐놓고 팔고 있었다. 대개 <브레멘의 음악대>에 나오는 당나귀, 개, 고양이, 닭에 대한 장식품이었다. 걔네들은 정작 브레멘까지 오지도 못하고 적당한 양로시설 찾아 누워버렸는데 말이지... 한쪽에서는 아코디언을 켜고 있는 아저씨가 보였다. 독일에서는 거리의 악사라고 할 만한 이들이 참 많이 보였다. 성당에 잠시 들어가 보고, 시청사 앞 광장으로 나왔을 때 어떤 사람이 나를 불러세웠다. 그는 내게 근처 박물관 홍보지를 쥐어주면서, 자기는 중국에 관심이 많다며 뭐든 정보를 알려줄 수 없겠느냐고 물어왔다. 먼저, 내가 한국인이라고 밝힌 후 한동안 같이 얘기를 나눴다. 서로간에 서툰 영어이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뭔가 동양에 무척 흥미가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서로 email 주소만 교환하고 헤어졌다. 그 후 내가 간 곳은 중세 도시의 거리를 재현해놓았다는 뵈트헤르 거리. 확실히, 가게들이 종류별로 빼곡이 들어차 있으면서도 특유의 ‘가늘고 긴’ 건물의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골목 끝에는 일식집마저 있어서 놀랐다. 12시 정각에, 그 거리 골목의 지붕과 지붕 사이에 달려 있는 종들이 울린다길래(글로켄슈필이라 부른다) 기다렸다. 10분 전에 왔는데, 정각이 되자 그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꽉꽉 들이찼다. 종이 땡땡거리면서 맑은 소리의 음악이 울려나왔는데, 갑자기 그 옆의 높은 탑 일부가 빙글빙글 돌면서 어떤 부조 그림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니 선별 기준은 전혀 모르겠지만, 콜럼부스, 록펠러, 린드버그 등 사람의 초상이었다. 대략 10분 했나? 공연 시간이 꽤 길었다. 종이 끝나자 나를 포함해 몇몇 사람은 박수를 쳤다. 비가 아주 조금 오긴 했지만 별로 상관 없었다. 애초에 이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달거북이님이 보여주신 모 그림여행북 때문이었기에, 나도 끄적끄적 종탑 스케치를 해보았다. 서툰 그림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었고, 개인적인 추억거리도 되고, 사람들이 지나가다 관심도 가져주는게 좋았다. 배가 고파진 걸 깨닫고 시청사 뒤편으로 가보았다. 장이 섰는지, 노점상들이 다양한 채소, 과일, 고기를 팔고 있었다. 뭘 먹을까 하다가 그냥 아무데나 천막친 곳에 들어가서 제일 비싼 2.60유로 짜리 수프를 시켰는데 실패작이었다. 콩을 갈은 수프에 소세지를 띄운 것 같았는데, 맛은 그럭저럭이지만 이건 완전히 꿀꿀이죽... 차라리 아침과 똑같이 빵을 사먹을 걸. 슈노어 거리로 가보니, 우와 여긴 그야말로 동화 속 거리였다! 구 시가지 보존인지 일부러 이래 놨는지 헷갈릴 정도였지만, 포석이 깔린 좁은 돌길에 귀여운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저 그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지만,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보니 가방 바퀴가 무사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슈노어 거리를 돌고 나니 가방을 번갈아 끌던 양쪽 팔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서둘러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아니 그런데 역 화장실도 돈을 내야 이용 가능할 줄이야...! 시간도 얼마 안 남았길래 그냥 기차가 올 때까지 버텼다.(...) 하노버에서 무사히 갈아타고, 하멜른 행 S-bahn을 탔다. 이제는 창밖으로 완전히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거기다 비까지 내리고 있다. 이거 오늘 밤 숙박하는 건 괜찮으려나? 비가 오니 제대로 둘러볼 수나 있을런지. 빨리 그쳐줬으면 좋겠는데. 하멜른에서 역에 내릴 때쯤 빗줄기가 얇아졌다. 부슬비를 맞으며 걸어들어간 시내는 그냥 촌동네의 느낌이었지만, 눈앞에 커다란 쥐의 동상이 있는 걸 보고서야 내가 하멜른에 와 있다는 걸 실감했다. (그런데 돌아와서 하멜른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한결같이 "바이올린 주자 없어?"라고 묻는 걸 보고 잠시 나의 인간관계를 회의했다... 이봐, 하멜른 하면 길이 조금 헷갈려서 가이드북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느 아저씨가 와서 ‘길 잃었어요?’라고 하는 것 같더니 내가 보여준 거리명을 보고선 독어로 뭐라뭐라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도통 못 알아듣겠어서 "Where I am?"이라고 했더니 다 알아들었다는 듯한 상큼한 미소와 함께 가버리는 것이었다!!! 저, 저기 아저씨, 친절한 것도 좋지만 사람 말도 좀 들어줘요... 브레멘에서 4시간이나 쉬지 않고 걸었기 때문에 아직도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질 않았다. 하루를 다 쓴 것 같은데. 어쨌거나 큰길을 따라 죽 걸어 들어갔다. 가는 길에 대형 오리 모양을 한 파란 애드벌룬을 지붕에 얹어놓은 주유소가 보여서 입을 쩍 벌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는 마을마다 있었다. 뭐, 뭐지 이건... 일단 구레상의 충고대로 예약한 숙소로 먼저 찾아갔다. 가이드북에 위치가 다 적혀 있었기 때문에, 중심가로 들어서자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1층은 레스토랑이었는데, 종업원에게 여권의 이름을 보여주자 건물의 맨 위 끝방으로 안내해주었다. 위로 갈수록 가팔라지는 계단을 가방 들고 올라가려니 힘들었지만, 안내받은 다락방은 좁긴 해도 마음에 쏙 들었다. 하루밤 자는 거라면야 다락방도 로망이지. (이 숙소 저 숙소 겪어본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30유로는 비싼 거였지만 하멜른이 촌이라서 그런 거라고 본다) 머리를 다시 묶고 밖으로 나서니 비가 멎어 있었다. 하멜른의 시가지 바닥에는 하얀 쥐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따라서 걷다 보면 중요 건물들을 다 돌게 되어 있다. 방금 브레멘을 보고 왔지만, 하멜른은 정말로 동화 속의 마을 같았다!! 건물들이 너무나도 예뻤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색의 건물들이 발 디디는 곳마다 보였다. 중심 시가지의 뒤쪽으로 나가니 베저 강과 다리가 보였다. 그리고 강 위에는... 오리 떼가!!! 역시 하멜른은 좋은 마을이었구나!! 오늘은 아침 이후로 물을 마시지 못했기 때문에 가게에 들러서 물을 하나 샀다. 구레상에게 배운 대로 탄산수인지 아닌지 주의깊게 살폈는데, 탄산 없는 물 중 냉장 상태로 차갑게 보관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쳇. 마르크트 교회 지붕 끝에는 독특하게도 닭이 아니라 배 같은 것이 보였다. 어디선가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려 움찔.(...) 발 아래 이어진 하얀 쥐들의 행렬을 따라 도시를 열심히 걸었다. 카메라 배터리가 간당간당 했지만, 주위 건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이었다. 그 와중에 야미씨 등신대를 세워놓은 가게를 발견하고 감동. 뭐어 세계적으로 날리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긴 한데... 하지만 등신대?;;; 저녁식사로, 도대체 무슨 고기인지 알 수 없는 샌드위치와 크림빵을 하나 샀다. 샌드위치는 고기가 다르고 오이 한쪽이 더 들어갔다는 것만 빼면 아침에 먹은 것과 구성이 똑같았다. 새하얀 크림샌드는, 속에 크림을 잔뜩 넣고 얇은 비스킷만 앞뒤로 얹은 거여서 누를 때마다 자꾸 새어나오는 통에 먹느라 악전고투를 벌였다. 역시 너무 단 것은 내 취향이 아냐. 한국에 있을 때는 단 것을 좋아하는 축이었는데, 여기 오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어느새 흐리던 날씨가 개고 해가 쨍하니 떴다. 이제 6시 반. 해가 지려면 2시간은 남았지만 가게들은 7시면 정리를 시작한다. 하지만 돌아가기도 아쉬워서 결혼식의 집 스케치를 시도하다가, 그 섬세한 장식들을 따라가지 못해 실패하고 서성이던 중, 나한테 “I think you're from Japan."이라고 말을 걸어오는 아저씨가 있었다. 군터라는 분이었는데, 피차 한가하던 참이었는지 길에 서서 영어로 한참동안 수다를 떨었다. 군터에게는 동행 우도(역시 아저씨)가 있었고, 얘기가 길어지자 아이스크림 사줄 테니 요 앞의 카페에서 얘기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고 현지인들과도 얘기가 하고 싶어서 쾌히 승낙했더니, “You have no fear."하면서 웃어보였다.(나중에 구레상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식은땀을 흘리더라. 이 때 말고 다다음날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나도 경솔했던 게 맞긴 하다) 그래서 나와 군터, 우도와 함께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 때 구레상이 먹었던 것 같은 아이스크림 쵸코맛이었는데, 이것도 알콜이 약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 맛있었다! 두 사람도 다른 도시에서 하멜른으로 놀러왔다고 했다. 주로 군터와 함께 한국이나, 미국이나, 인도네시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했다. 독일 사람이, 자기 나라가 2차 세계대전에서 졌다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 그리고 부시는 여기서도 씹히는 존재였다. 그거... 만국공통인가?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했건만, 너무 잡담 쪽이라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영어를 다 까먹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말하려고 하니 뭔가 적당히 굴러나오기는 하는 것 같아 안도했다. 잘 얻어먹고 수다를 떨다가, 비가 내리는 걸 보고 8시가 되기 전에 헤어져서 숙소로 돌아왔다. 화장실도 깨끗해서 샤워하고 빨래도 했다. 내일은 무엇을 보게 될지 너무 기대된다. 오늘은 기념품 산 것도 포함해서 대충 11유로 썼나 보다... 다행. 충분히 수비범위다. 돈 쓸거면 뇌르틀링겐에서 쓰는 거다! 하지만 하멜른도 정말 아름다운 마을인데 더 돌아볼 시간이 없어서 유감이다. 밤 열시, 어두워진 창밖 너머로 교회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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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글루스에서도 광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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