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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금관마을 뇌르틀링겐> 이 날 아침에 모종의 대박삽질사태가 펼쳐졌으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직 그걸 고백하기엔 충격에서 못 벗어나서..... 7시에 호텔 1층의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식단은 평범했지만, 로텐부르크 펜션이 훨씬 좋았다구. 요플레는 괜찮았다만. 아침식사 때 합석했던, 미국 워싱턴 DC에서 온 할아버지도 이 서비스에 35유로는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 할아버지는 미국 공무원이었는데, 그 사실에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었다. 갑자기 왠 독일 정치 이야기?;;; 방에 들어와 짐을 다시 챙긴 후 거리를 보러 나섰다. 긴장해서 그랬는지 예정보다 약간 빠르게 그 날이 시작되었지만, 속쓰린 것조차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먼저 다니엘에 올라가 보려다가, 이 마을 주요 박물관을 통합해서 볼 수 있는 [Musium Card]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고서 인포센터로 갔다. 어젯밤 썼던 엽서들도 부치고 카드도 사서 탑으로 올라갔다. 각오는 했지만, 탑의 계단은 길고도 높았다. 탑 내부에는 종도 달려 있었다. 탑 위에서 보니 정말로 마을이 다 내려다보였다.(여기가 뮤토와 루우가 백조차 타고선 떠나간 장소인 걸까...) 마을이 이토록 동그랄 수 있다니 재주도 좋지. 마침 탑 위에 나밖에 없어서 열심히 캠코더에 영상을 담았다. 좁은 캠화면만 바라보다보니 좀 무서웠다... 높기도 높은데 춥기까지. 다니엘의 바로 옆에 있는 Braunes Ross라는 호텔에 들어가서 체크인 가능 여부와 가격을 물었다. 30유로라길래 옮기기로 했다. 여기나 거기나라고 치면 싼 편이 낫겠지. Goldene Rose에 가서 예약해둔 것보다 하루 빨리 체크아웃을 한 뒤 이쪽 호텔의 5호실을 받았다. 창문은 큰데... 뭐... 5유로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는 알겠다. 이쪽은 저 호텔처럼 조용하지가 않고, 아래층 소리나 밖의 웅웅대는 기계음까지 다 들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건 옆건물의 벽 정도고. 화장실 문은 온전히 닫히지도 않고 말이지. 그냥 싸다는 데에 점수를 주기로 했다. 결국, 묵고 가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YH도 없는 뇌르틀링겐의 특성상, 그나마 있는 숙소는 타 지역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겠지(20유로 대의 숙소는 상태가 어떨지 궁금하다). 차라리 돈 좀 내고 Klosterle(일명 아오토아 호텔)나 Sonne를 가든지. 다음으로는 떡갈나무가 있었던 곳이라는(?) 리스 크레이터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 뇌르틀링겐이 운석 추락으로 인해 생겨난 분지에 세워진 마을이라 동그랗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막상 이렇게 안 어울리게시리 우주과학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 걸 보니 '그럼 이야기를 현실로 만드는 힘이라는 건 달에서 온 건가? 갑자기 SF? 화키아의 정체는 달의 공주님? 은빛황새? 세일러문?'....까지 망상이 폭주를 해 버렸다. 나오는 길에, 보름달과 유성 하나를 배경으로 한 다니엘의 포스터가 너무나도 맘에 들어서 사려고 했지만, 모서리가 찢어진 거 하나밖에 안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관둘까 했지만 담당 할머니가 덤으로 다른 그림의 포스터도 주시길래 그냥 받아왔다. 좀 걷다가 이상함을 발견했다. 마을의 4군데를 들어갈 수 있는 뮤지엄카드 중 아직 운석 박물관과 탑밖에 안 들어갔는데도 역사 박물관 부분이 뜯겨져 있었던 것이다. 두 군데 중 어디선가 매표 중에 실수로 끊어버린 것 같은데, 딱히 봐야할 게 있는 건 아니라서 그냥 관두긴 했지만 손해본 것 같아 영 찜찜하다. 대신 엔데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우오오오오오오!!!!! 이럴 땐 정말 독일인들이 부럽다!!!! 엔데 오빠 어렸을 적에 너무 미소년이시더라... 엔데의 필모그래피, 세계에서 출판된 엔데의 책들 등등이 보였다. 에드가 엔데의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고, 구석에서 커튼치고 들려주는 엔데의 구연동화나, 통로에 재현해놓은 엔데의 동화 속 거리라든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보아하니 엔데가 일본 문화에도 열중했던 모양이다. 어디서 들었던 얘기 같기는 한데... 전시회에 쌓여있는, 독일어로 된 엔데의 책들을 마음껏 읽고 있던 어린애들이 정말 눈물나게 부러웠다. 출구에는 갖가지 엔테의 책들을 팔고 있었는데, 그 중 검은 장정의 시집이 가장 눈에 띄었다. 내용이나, 디자인이나, 정말로 탐났지만 그것만으로 23유로나 써버릴 용기는 없어놔서... 슬슬 배가 고파왔다. 그리고 이 날의 점심메뉴는 두 달 반 전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바로 빨간벽돌집의 피자다!!! 고양이 선생니---임!!!!! 저도 피자 먹어요 저랑 결혼해 주세..(퍽퍽) 가격은 얼마라도 상관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고 말이다. 사실 독어를 모르겠어서 그냥 평소에 먹던 걸로 시켰는데, 하와이 피자가 5.20유로였다. 이탈리아 식의 얇은 피자. 아침에 빵을 두개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자 한 판을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버렸다. 후후후. 음료가 콜라 하나로 모자라서 물을 한 잔 시켰는데, 가스 없는 걸로 달라는 얘기를 잊는 통에 탄산수가 나왔다. 익숙하지 않아도 수분섭취 차원에서(혹은 돈 낭비 금지 차원에서) 마셔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 윽. 부르조아 아오토아의 집 - 이 동네에서 제일 비싼 별 네 개짜리 호텔도 찍었고, 광대의 부조가 새겨져 있는 구시청사는 어제 돌아봤고(그 옆의 문 자물쇠를 만지며 '잠겨있네'라는 말도 해봤다 으하하) 하니, 일단 츄츄에 사용된 주요 건물들은 대충 본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아까워서 다시 길을 나섰다. 독일은 여행 내내 하늘이 찌부둥했는데, 왠일인지 뇌르틀링겐에 있는 동안에는 굉장히 날씨가 좋았다. 가이드북, 엽서, 우표, 포스터, 피자... 전시회 입장료에 뮤지엄 카드까지 엄청나게 돈을 썼다. 여비를 좀 다시 계산해봐야겠다. 로텐부르크에 반한 게 아니라서 천만다행이지. 그래도 돌아가서 선물로 드릴 것들은 잔뜩 챙겼다.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탑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어째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해서 그냥 방으로 들어왔다. 새로 사온 엽서에다 글을 쓰다가, 다니엘이 문닫는 시간이 8시라는 걸 생각해내고 아슬아슬한 저녁 시간에 다시 올라가봤다. 입장료 예산은 저녁을 안 먹는 걸로 타협했다. 다 해가 느리게 진다. 금관마을의 새빨간 지붕들은 노을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쩐지 굉장히 따스하고 포근한 기분. 귓전에서 [믿는 힘~정경 편곡~]이 들리니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이 마을에서,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졌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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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글루스에서도 광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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