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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부 <뮌헨과 베를린, 그리고 백조의 성> 6시 40분에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오늘이 벌써 이 호텔과의 마지막 날인가... 아침 부페는 여전히 천상의 맛이었다. 이걸 포기하고 떠나야 했었다니;;; 하지만 대신 백조의 성은 아주 잘 보고 왔으니까. 오늘로 구레상은 버스를 타고 보훔으로 돌아가고, 나는 퓌센으로 다시 퓌센으로 9시 21분 Bochloe 행은 간발의 차로 놓치고, 51분 것을 탔다. 또 미친 듯이 졸다가 갈아타고 퓌센에서 깨어나니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일요일인지라 인포센터는 이미 문을 닫았기 때문에, 곧장 예약해둔 유스호스텔을 향해 걸어갔다. 가이드북에 적혀 있던 대로, 철길을 따라서 딱 20분 정도 걸었더니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체크인-아웃 타임은 이미 끝난 뒤였다(12시-5시까지 휴식). 그래도 지하의 사물함은 공짜로 이용할 수가 있어서, 무거운 짐은 거기에 넣어두고 뮤지컬에 필요한 짐만 챙겨서 다시 역으로 향했다. 사물함실 옆에 있던 세탁실에서 슬쩍 옷을 갈아입었다. 모처럼 공연 관람하는데 구질구질하게 입고 갈 순 없으니까. 그러나 역에 도착해서도 버스 타기가 쉬운게 아니었다. 이미 1시 20분인데(2시 반에 시작) 버스 경로에는 뮤지컬 극장이 올라 있지도 않고 역 창구에서도 모르겠다 하고... 결국 운전수들에게 물어물어 50분 차를 탈 수가 있었다. 그 뒤에는 잘 도착해서 예매했던 티켓도 제대로 수령했다. 시간이 좀 남은 틈을 타서 공연장을 거닐어 보았다. 뮤지컬 극장을 둘러싸고 있던 호수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오늘 내내 비가 전혀 그치지 않고 내리는 통에 성이나 산맥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유감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과연 이 공연만을 위해서 세워진 극장답게 운치가 있었다. 아니 그보다, 문 장식이나 난간 등의 문양이 몽땅 백조였다. 허허허. 그렇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입장해서 자리를 찾았다. 2층 오른쪽 끝에 가까웠는데 관람하기에 나쁘진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노부부가 친절하게 캐스팅이 적힌 종이까지 주어서 등장인물도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장엄하면서도 조용한 인트로가 흘러나오며 호수 위를 가벼이 노니는 백조 한마리와 함께 시작되던 [루드비히 2세]. 루드비히 2세 감상 공연은 어떠했냐 하면... 과감한 연출과 박력있는 화면 전환, 그리고 이제까지 이토록 돈을 처바른 뮤지컬은 처음 본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화려함이 관객을 압도했다. 스토리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고 대사 또한 모두 바람새는 느낌의 독일어(폭소)였음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음악도 웅장한 것이 멋있었고, 1막에 비해서 2막은 좀 재미없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그건 내가 스토리의 갈등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무대는 노이슈반슈타인에 걸맞게 번쩍번쩍했다. 더불어서 후까시의 대향연이었다 크하하하;;; 하늘을 날던 어린 루드비히가 어른으로 교체되는 것은 멋졌지만, 뭐랄까 백조의 성을 지은 사람을 연출하느라 그랬는지 무대가 멋스러움에 진짜 집착하는 듯했다. 각잡힌 몸에다 단아한 슈트나 제복을 입고 등장하는 루드비히 2세는 거의 사기! 등장할 때마다 흰 드레스 붉은 드레스 매번 바꿔입는 히로인 엘리자베스도 그렇고, 의상이 진짜 화려했다. 게다가 피처럼 붉은 꽃밭에서 엘리자베스를 놓쳤을 때, 좌절하는 주제에 전 무대를 덮고 있던 붉은 커튼을 끌어서 온몸에 휘감고 무릎을 꿇는 루드비히를 보면서 이거 웃어도 되는 건지 잠시 고민했다. 아니 폼잡는게 웃기긴 한데 색채가 너무 잘 어울리니까 왠지 멋있어 보인단 말이지. 2막에서 나오던 거대 해골들도, 그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의 연출도 인상깊었다. 그러나 전화 도입씬은, 긴장과 호흡 조절을 위해서 삽입한 건 알겠지만 좀 에러였던 것 같다. 노래는 나쁘지 않았지만서도. 피날레에서, 주인공은 정작 사라지고 그를 사랑하던 세 남녀가 열창하는 걸 보자니 왠지 가슴이 아려왔다. 가장 좋아하는 멜로디였기도 하고, 세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절정으로 치닫는 동시에 뒤로 보이는 백조의 성은 전형적이지만 멋진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공연은 그러니까... 내가 본 것 중에서 비교하자면 [명성황후] 삘이였다. 왕족을 가지고 만든 뮤지컬이 그렇겠지 뭐(먼산). 무려 루드비히의 심복인 홍계훈 역의 기사풍 캐릭터도 등장한다. ....음. 그 아저씨 피날레 삼중창에도 끼어 있었다. 더이상은 노코멘트. 그리고, 이렇게 휴식시간이 긴 공연은 처음이었다. 2시 반에 시작한 공연 1막이 3시 반에 끝났는데, 2막 시작이 4시 15분이었다. 그동안 다들 로비의 레스토랑에서 케이크나 차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먹고픈 맘이야 들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하고 발코니로 올라가서 아침에 사두었던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었다. 흑. 공연이 끝난 후,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내일 반드시 OST를 사야지 하고 다짐하면서 큰 길가로 나왔는...데... 버스가 없다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일요일이라서 끊겼다고 한다. 역까지는 걸어서 30분이라는데, 거기서 유스호스텔까지는 또 20분이고... 발에 신은 게 샌들이고 입은게 스커트만 아니었다면 그냥 걸어가고 말았겠지만, 비까지 내리는 판에 마음이 약해진 나머지 안내원 언니의 친절에 기대어 콜택시를 불렀다. 유스호스텔까지 5분 걸렸고 요금은 7유로가 나왔다. 우우... 오늘도 이렇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는군. OST가 더 멀어져 갔잖아! 욱욱 여유자금이 얼마 없는데. 뭐 그래도 오늘은 뮤지컬 외에는 본 것도 없고 저녁도 패스해서 20유로 안팎으로 쓴 것 같지만. 유스호스텔에서 자보기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6시 20분이었다. 이미 오늘의 일정은 다 끝났고, 비만 아니었어도 시골일망정 한번 둘러보기라도 했겠지만 그닥 내키질 않아서 방안에서 후기를 쓰고 루드비히 팜플렛이나 읽었다. 독일에 와서 처음으로 이용하게 된 유스호스텔. 유스호스텔 회원증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는 곳도 있지만 퓌센의 경우 3유로를 추가로 내면 숙박이 가능하다. 이런 공동시설에서 묵는 것은 오랜만이라 쓸데없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결국 다른 여행자들과의 접촉은 없었다. orz) 내가 배정받은 방에는 한국인 여성 4인조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제대로 인사를 할 틈은 없었지만... 한국인이라니까 어째서 반대로 입이 얼어붙어 버리는 거지?;;; 시트갈기는 처음 해보았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독일의 유스호스텔 시설이 그렇게 잘 되어 있다더니 샤워시설, 세면시설 다 괜찮았다. 단지... 수압이 어찌나 강한지 샤워실에서 샤워가 아닌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었다. 이봐 등뼈 부러지겠어!!!;;; 물줄기를 그렇게 세게 내려치지 않아도 되잖아?! 버튼을 한번 누르면 물이 일정 시간 나오다가 저절로 멈춘다. 자기 전까지 시간이 꽤 많이 남아버렸기에 실내에서 적당히 보내느라 노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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