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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마법사」 사실 지금도 정신이 완전 가출한 상태라서 뭐라고 써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손에 잡은 소설회지가 이렇게까지 강렬하게 저의 뒤통수를 갈겨줄 줄은 몰랐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알테마님의 팬픽을 읽은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대박이 터져나올 줄은.... 어헝! 단편 두 개가 먼저 나오고 타이틀인 <숲의 마법사>, 그리고 <에필로그>가 나오는 구성인데 편집을 참 잘하셨다고 생각됩니다. 행간을 찌른 <저녁 초대>, 패러렐이기 때문에 애잔한 <불꽃 축제의 밤>, 그리고 그리고 심장을 쥐어뜯으며 화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을 외치게 만드는 <숲의 마법사>....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Epilogue. 감정적 흐름의 고조가 어쩌면 그렇게 쓰신 분의 의도대로 놀아나는지 자신이 한심할 정도였습니다 어흥. <저녁 초대>는 비를 맞은 아히루와 화키아, 화키아의 셔츠를 걸친 아히루, 젖은 아히루의 머리를 말려주는 화키아 등 로망씬을 듬뿍 담은 가벼운 소품입니다. 그런 주제에 아히루의 순수한 고백(?)을 들으며 화키아와 독자가 함께 심란해할 수 있는 염장물이지요. 아히루는 입으로 말하고 화키아는 가슴으로 말하고,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확실히 느끼며 구원받았다고 느끼는 그 순간 - 이야기는 살짝 고개를 틉니다. ‘이 모든 건 내가 경험한 것들이고 분명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라는 아히루의 믿음에, 분명히 그럴 거라고 어느 순간 납득해버리는 자신이 서글펐습니다. 실제로 그리 되었던 현실, 그리고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현실이 허전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불꽃 축제의 밤에>는 가상의 패러렐 설정(금관마을의 평범한 소년소녀들인 아이들) 위에서 아히루와 화키아 커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지져줍니다. 루우도, 화키아도, 아히루도, 뮤토도, 그리고 레이첼 언니도... 드롯셀마이어의 농간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이런 성격을 가지고 이런 관계로 모두 함께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소망을 품게 만드는 단편입니다. 틱틱대면서도 아히루를 챙겨주는 루우, 여전히 활달하고 눈치없는 아히루, 고집불통 화키아에 실은 제일 끈덕진 뮤토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저리도 귀여운지 모르겠어요.(개인적으로 ‘쓸데없이 고집피우는 것만 늘었다’는 화키아의 발언과 레이첼 언니의 ‘영계 파문’에 올인했습니다) 더불어서 그냥 축제에서 왈츠를 함께 췄다는 이야기일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터져버릴 것처럼 염장이 된다는 데에 경의를 표합니다. 화키아 결국 발은 괜찮았을까요. 그리고 대망의 <숲의 마법사>. 읽으면서 제가 먼저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책 읽으면서 우는 일이 거의 없는 인간인데 눈시울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더라구요. 처음에 루우가 왠지 아히루처럼 묘사되어서 어 이거 혹시 화키아의 이야기 속? 하면서 기겁했는데 그 정도가 아니었어요 엄마 누가 나 좀 살려줘 이 팬픽에서, 루우가 왜 그토록 겁에 질려 달아났는지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 될 거라고 생각되는데... 정말 알겠는 거예요.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그 환상이 왜 그렇게 공포스럽고 위화감 느껴지고 슬픈지 말이예요. 그야말로 완패했다는 심정으로 팬픽의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끌려다녀야 했습니다. 아오토아가 그를 끌어내지 못했던 이유도, 후반부에 비로소 밝혀지는 <숲의 마법사> 원문의 내용도, 슬프도록 아름답고 처절하게 괴로워서 읽는 내내 가슴을 쥐어 뜯었습니다. 이렇게 담담한 태도로 염장지르는 게 제일 무섭단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이미지 한 장만이, 호수 위에서 화키아가 홀로 추던 파드되의 모습만이 뇌리에 너무도 강렬하게 박혀서 사라지질 않아요. 홀로 추는 파드되의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 차용하시다니 정말 나쁘세요. 나쁘다고요. 반칙이라니까요? 삽화가 없다니 이럴 순 없다니까요 왱알왱알. 너무도 이야기에 꽂혀버려서 정신없이 휘둘린 뒤, 조심스럽게 ‘그렇지만...’이라고 반론하려던 구석마저 후기에서 전부 막아버리셔서 백기를 들고 흔드는 것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거나 화키아가 이럴 것이라고는 물론 생각하지 않습니다. 화키아는 많은 일을 겪었고 그만큼 성장했으니 꿋꿋하게 현실을 이겨내며 살아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리고 그것이 아히루를 향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씀에, 마지막 하려던 말마저 잊고 그저 <제가 졌습니다>만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방영 종료 직후 남았던 강렬한 원념들이 승화되는 기분이었달까요. 으어어어어.... 정말이지 이런 것도 보고 싶었습니다. 이럴 리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이러길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보고 싶었습니다. 이 모순된 감정의 찌끄레기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동인이 의의를 갖는게 아니겠어요 ^^; 어째서 화키아는 삽질할 때의 모습이 저리도 멋진 것일까요(으하하하). 변화하는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는 결국 영원히 정체된 금관마을의 환상을 그리워하며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일지도요. 영원한 사랑을, 혹은 영원한 절망을. 그리고 에필로그. 이 멋진 소설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엔 딱인 단편이었다고 생각해요. 돌아온 소녀의 햇살같은 이미지, 그에 멍해지는 화키아의 이미지가 참으로 강해서 숲의 마법사를 읽고 겨우 살아남은 정신마저 크리티컬 타격을 먹고 사라져버렸습니다. 정말... 그 까불대고 덜렁대고 발랄하던 아히루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면. 그 아이가 돌아올 곳은 약속했던 서로의 곁뿐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똑같은 상황을 놓고 초염장비극으로 설계해내셨던 모분의 스토리가 생각나서 두배로 심란해졌지만 말이예요........ orz 글로 읽는다는 것은 만화로 보는 것과 또 달라서, 머리 속에서 천천히 이미지가 한 장씩 그려질 때마다 아릿해오는 속도가 다릅니다. 길게 길게 즐길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구상하고 계신다던 츄츄 장편 팬픽, 꼭 보았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듣고 싶습니다. 제발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니 그보다 도대체 이거 몇권 찍으신 겁니까!!!!!!!!!! 인쇄본인데 매진이라니 그럴 수가!!!!!!!!!! 이런 건 육삼빌딩에 들고 올라가서 낭독해야 하는데.... 화키아의 썩은 눈이... 썩은 눈이!!!!!!!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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