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모자의 진실> 시사회 감상입니다. (미리니름 없음)
VIP시사회(!)에서 받은 영화 팸플릿과 카드들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빨간모자의 진실> 시사회 후기입니다.
이런 시사회 경험이 없는지라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 회오리의 연속이었습니다. 노홍철씨와 신PD님의 무대인사, 두꺼운 팸플릿 제공, 그리고 무려 메가박스 1관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는 걸요. (아마 정식 개봉 시에 1관을 잡진 못할 테니)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신 데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빙판 시사 상영이 그리도 이례적인 사례인 줄은 몰랐습니다만, 정말이지 작품은 재미있고 더빙 역시 최고였습니다. 아니, 영어더빙을 보지 못해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더빙판이라서 이 작품의 매력을 120% 끌어내주었다는 느낌입니다. 귀에 쏙쏙 꽂히는 위트있는 대사들에 바로바로 반응이 오는데다 귀에 익은 목소리들이 친근했거든요. 특히 기로로로 유명하신 시영준씨의 늑대 목소리와 노래를 줄기차게 불러대는 산양 역의 이인성씨가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정말... 산양! 산양 노래의 강렬함! 눈사태가 일어나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그 유쾌함에 졌습니다. 개사가 너무 재미있었구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연예인의 퍼펙트 매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니만큼 그 부분을 빼놓고 지나갈 순 없겠지요.
제 친구는 강혜정씨가 애니 특유의 오버연기를 잘 소화해내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했는데, 저는 그보다 목소리의 특색 문제였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캐스팅된 연예인들 - 임하룡씨도, 노홍철씨도, 김수미씨도 목소리만 들으면 누군지 딱 알 수 있는 강렬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서, 목소리만으로 강혜정씨를 가려내라는 건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목소리만 듣고 ‘아, 누구누구다’라고 딱 알아챌 수 있다는 게 연예인 더빙판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의 메리트 아니겠어요. 하지만 작품만 놓고 보면 빨간모자의 목소리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홍보를 위해 연예인 기용을 적절히 선택하고 투니버스에 더빙을 맡긴 수입사의 배급전략은 마케팅 면을 봐도 완성도를 봐도 탁월했다고 판단되네요. 정말이지 김수미씨의 할머니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위화감이 없어요.

어쩌다보니 더빙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버렸습니다만, 작품에 대한 썰도 좀 풀어놓자면...
시사회에 아이들이 많았고,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제 옆에도 유치원에 막 입학했을 듯한 꼬마녀석이 있었는데 전혀 방해가 안되었습니다. 시작 전에는 시끄럽게 떠들고 소리지르고 왔다갔다 분주하던 녀석이, 막상 영화가 시작되니까 스크린에 구멍이라도 뚫을 듯이 집중해서 보는 거예요. 중간에 춤추는 장면에서는 막 저도 춤을 추고. (귀엽더군요 ^^;)

아이들도 정신없이 빠져서 봅니다만, 어른에게도 무척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잘 구성된 애니입니다. <메르헨을 비틀은 추리물>이라는 타이틀에서부터 꼭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지는 영화였는데(나는 곧 죽어도 츄츄좀비...) 이렇게 미리 볼 수 있게 되어 기뻐요.
메르헨도 좋아하고 추리물도 좋아합니다만, 어른 관객에게는 추리물로서의 매력은 그다지 없을 겁니다. 범인이 뻔히 보이거든요. 하지만 범인규명만이 추리물의 매력이 아니듯, 이 애니가 가지고 있는 매력도 한가지가 아닙니다. 서로의 알리바이가 짜맞춰질 때, ‘아 그래서 저때 저런 일이 있었구나!’하면서 모든 정황이 좌라락 펼쳐지는 순간, 그게 아주 재미있어요. 쏟아져나오는 위트 넘치는 대사와 캐릭터들의 매력도 장난 아닙니다. 산양 아저씨, 저 팬하겠어요. 콘서트 열어주세요.
가장 심장에 꽂혔던 부분은, “늑대 따윈 믿을 게 못되요!”라고 하는 경찰의 편견 섞인 질타에 너무도 침착하게 “부모가 늑대인게 죕니까?”라고 반박하던 시영준씨... 아니, 늑대 아저씨. 그래요, 출생 가지고 사람을 비난하면 안되지요..... orz 이 영화가 미국산이라는 걸 감안해봤을 때 꽤나 찔리는 사람이 많았을 지도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요는 아주 즐거운 영화였고, 시사회였고, 더빙판이었다는 겁니다. 특히나 맨 마지막에 [happy ever after agency]라는 말이 나올 때, 츄츄가 생각나서 어쩐지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달빛천사 팬에게는 역사적인 기념일, 2006년 4월 6일 개봉이네요. 슈렉 이후 물건너 애니들도 변화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듯해 기쁩니다. 이런 식으로 형식을 비틀면서 허를 찌르는 애니가 더 많이, 더 다양한 장르변화를 시도하면서 나와주었으면 좋겠어요.

by 살아가자 | 2006/03/26 12:05 | 애니메이션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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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TOO at 2006/03/26 20:49
이례적으로 '더빙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길래 어떨지 궁금했는데, 재밌나보네요. 기대됩니다^^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3/28 23:38
시영준씨는 폭풍우 치는 밤에서도 늑대 두목으로 나왔지요. ^^
개인적으로 이 작품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뭔가 영 아닌 것 같기도 하고...
Commented by 검은고양이 at 2006/03/29 09:33
.... 아아!!... 재밌을 거 같습니다!!;
기대 팍팍 되는 걸요?!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6/03/29 23:41
ITOO님 / 안녕하세요 ^^/
예 무척 재미있었어요. 산양아찌에 주목해주시길.

존다리안님 / 늑대 전문 성우라고 홍보하더군요.

검은고양이님 / 보고 오시면 감상 꼭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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