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AF 첫날 후기입니다
시카프 다녀왔습니다.


제가 처음 시카프를 가본 건 중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 몰래 친구와 단둘이서 서울로 상경했지요. 부모님은 통장정리 심부름도 할 줄 모르는 제가 혼자서 고속버스 타고 서울로 놀러갈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하셨을 겁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 갔던 시카프는 그야말로 별세계였어요. 막 에반게리온에 빠지긴 했어도 정보교류의 흔적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시골에 갇혀서 바닥을 긁고 있었던 저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일본 원판만화책을 접했고, 코스프레 -아니 뭐 지금 생각하면 크고 까만 천 하나 두르고 카무이라고 우겼던 거지만- 를 보았고, 동인지라는 것도 처음 사게 되었습니다.(이게 97년인지 98년인지는 좀 헷갈리는데, 어쨌든 시카프에서 동인부스를 들여놓은 적이 한번 있었어요. 그때 처음 본 건담윙 동인지가 제 인생을 바꿨다고나...) 게임부스에서 일본노래를 태연하게 틀어놓고 있는걸 보고 쇼크를 먹기도 했어요. 일본노래는 합법적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때였으니까.
그 때의 시카프는 그야말로 제가 모르는 세상을 안내해주는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재고처리장으로 전락해버리긴 했지만, 적어도 처음 시작할 때는 저의 세계와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정보제공으로서의 의미가 정말 컸어요.

이번처럼 시카프를 기대해보기는 그 때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용산에서 영화를 두 편 연달아서 보고 오느라 회장에는 좀 늦게 도착했습니다.
학여울의 SETEC의 세 관을 전부 활용해서 둘러보기 편하게 하셨더군요. 기업부스, 애니제작 체험, 애니테마 전시관 이렇게 세 갈래로 나뉘어 있고 동선배치가 잘 되어 있어서 돌다 보면 출구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니테마 전시관을 기대했는데, 하필이면 들어갈 때 높으신 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오셔서 치이느라고 뭐가 뭔지... orz 그 분들도 고생이세요, 관심도 없으실 텐데 일일히 걸어다니면서 보시느라. ;ㅠ;
역시 가장 볼만하고 재기발랄한 것은 대학교 애니학과별 전시였습니다. 눈에 띄는 아이디어가 한가득.

(쓰는 중)

[소중한 날의 꿈]을 제작하는 연필로 명상하기 부스

천년여우 여우비 부스. 이번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두 전시부스입니다. 너무너무 이뻐요!!!


개막식 준비 중


by 살아가자 | 2006/05/25 15:09 |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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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hade at 2006/05/25 18:57
잘 다녀오셨나요:) 와아, 친구분과 단둘이서 서울로 상경하실 결심까지 하셨었다니, 대단하십니다;; (짝짝짝)
Commented at 2006/05/25 21: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6/05/25 23:55
마지막 사진에서 우테나 극장판의 수만 송이 장미를 떠올려버린 전 대체 뭘까요. orz
하여간 좀 쉬엄쉬엄 하세요. 요즘 살자님 건강이 정말 걱정된단 말입니다, 버럭.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6/06/02 10:10
shade님 / 결심까지야;;; 중학생인데 그정도는 해야죠.

사이암님 / 감사합니다 ^^
가진 건 체력밖에 없는데 요새 좀 약해진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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