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판매마담 - 세가타 산시로와 유카와 전무
전에 저희 조가 아니메에 대해서 발표했던 바로 그 수업에서, 이번에는 다른 조가 게임산업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잠시 나왔던 CF의 구도가 전에 봤던 [내일의 나쟈] 패러디랑 같아서 찾아보니 세가의 게임기 드림캐스트의 광고더군요 -_-;
아시는 분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도 많이 계실 테니 잠시 설명 들어갑니다.

실제 세가의 직원이라는 유카와 전무를 주인공으로 한 CF들입니다.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1
세가엔터프라이즈에 근무하는 유카와 전무는 어느 날 출근길에 동네 초등학생들로부터 세가새턴보다 플레이스테이션이 더 재미있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듣는다. 정말로 그런가에 대한 물음에 직원들도 모두 고개를 숙인다. 자괴감에 빠져 방황하는 유카와 전무.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2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세가가 변했다는 말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유카와 전무. 그러나 일순간 아이들의 인상이 바뀌며 거짓말이라고 놀려댄다. 집에 가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해야겠다는 아이들을 쫓아가다가 땅이 무너지면서 추락하고 만다. 꿈이었던 것이다.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3
풀이 죽어있는 유카와 전무에게 차세대 하드웨어인 드림캐스트의 개발이 끝났다는 희소식이 들어온다. 아이들 사이에서 드림캐스트가 화제가 되는 것을 보고 예스! 를 연발하는 유카와 전무. 드디어 드림캐스트의 발표회장, 힘차게 케이크 커팅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커팅 나이프가 부러지면서 그 파편이 그만….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4
드림캐스트 발매 직전, 잡지나 TV 등등에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었지만 그 타깃은 드림캐스트 본체가 아니라 유카와 전무였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 300만 폴리곤 극한의 화면, 별도의 장비가 필요없이 본체만으로 인터넷 가능, 통신대전을 즐길 수도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도록 하자고 부르짖는다.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5
지금까지와는 달리 어두운 분위기의 회의실. 상부로부터 드림캐스트 '민간판매계획'을 실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E모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본 장면).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타키자와 히데아키(瀧澤秀明)와 함께 리어카에 드림캐스트를 싣고 팔러 나가지만 과연 성과는…?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6
유카와 전무의 방문에는 매몰차게 문을 닫아버리는 아주머니이지만 타키자와의 매력적인 미소를 대하자 선뜻 드림캐스트를 구입한다. 에잇, 비뚤어져버릴거야! (그 심정 이해가 간다) 유카와 전무를 걱정하던 타키자와는 나름대로의 선전을 통해 유카와 전무를 응원한다.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7
드디어 발매된 드림캐스트!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로, 판매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여 품절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이건 실제상황이었다). 소비자의 불만이 거세지자 유카와 전무는 스스로를 상무로 좌천시키면서 사죄한다. 하지만 어째서 타키자와의 "미안해요!" 한마디가 더 위력적인 거냐구!

# 힘내세요, 유카와 전무 No.8
드림캐스트가 발매되어 소프트 선전 광고가 계속된 2개월 후 마지막편이 등장! '그 사람은 지금' 코너에 유카와 전무가 등장하지만 출연자들은 아무도 유카와 전무를 알아맞추지 못한다. 유카와 전무는 카메라 앞에 난입하여 드림캐스트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고 외치고, 타키자와 및 사람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끌려나간다(?).

출처 : 2005년 게임조선



유튜브의 도움으로 전편 다 봐버리긴 했는데요...
기분 정말 찝찝하네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의 감성 자체를 이해 못하겠습니다. 뭐가 그렇게 기분나쁘고 불쾌한 건지 하루 종일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도를 넘어선 비굴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최강전설 쿠로사와]에서도 초반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경우가 좀 달랐지만...
현실에서 영업맨들이 저렇게 자존심 다 버리면서까지 일해야 할 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춤추는 대수사선]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었죠. 그래서 유카와 전무처럼 애원하는 시츄에이션이 공감을 사고, 화제가 된다는 것도 알겠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노력하는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정서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질 않네요.

차라리 새턴 시절의 얼굴마담 '세가타 산시로'가 맘에 들긴 하는데, 이쪽도 그렇게까지 취향인 건 아닙니다. 광고를 위해서라는 건 알지만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를 전부 뒤엎고 세가 새턴 해라!! 라니 저같은 게임치는 겁먹는단 말입니다;;; 그래도 유카와 전무보다는 보기 편하다는 거죠. 보고 있자면 즐겁고.
여기서도 잠시 설명을 덧붙이면, 세가타 산시로는 세가 새턴 광고에 나오던 히어로입니다. 산에서 게임기를 끌고 달리거나, 컨트롤러를 마구 때리거나 하는 수련을 하면서 게임기에 혼을 불태웁니다. 손가락이 부러질 때까지 세가 새턴 해라!는 명대사가 있습니다.
(세가타 산시로에 대해서 처음 들은 건 고3 때 친구를 통해서였는데, 설명 듣고 CF까지 봤음에도 이게 뭔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하긴 세가 새턴이라는 게임기의 존재도 몰랐고 이런 식의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조차 제 세계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까지만 해도 에바 좀 봤다 뿐이지 완전 일반인이었다...)

한 사람은 이걸 '사라'고 명령하고 또 한 사람은 '사주십시오'라고 애걸하는데, 둘 다 맘에 안 드는 이유는 정작 본인들은 지금 팔려 하는 그 게임기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굉장한 게임기, 꿈의 차세대기종, 128비트 300만 폴리곤에 네트워크 대전이라고 노래하면 뭐합니까. 유카와 전무가 드림캐스트를 팔려는 것은 영업맨의 투혼에서 비롯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일 뿐입니다. 세가타 산시로가 새턴을 권하는 것은 수련을 위해서입니다(아마도). 자신을 채찍질하고 갈고 닦아 더욱 강해지라는 정서인 거죠.

저라면, 진심으로 이 게임기가 재미있으니까- 좋아하니까 주변에 권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타입의 캐릭터가 가장 맘에 들 것 같습니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을 재미있다고 권하는 것은 그냥 상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애초에 게임치이지만) 세가타 산시로처럼 게임기에 목숨을 걸고 수련하고픈 생각도 없고, 유카와 전무가 말하는 갖가지 첨단기능에도 흥미가 없습니다.
그 게임기가 재미있느냐 없느냐에는 좀 흥미가 있지만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이상형 광고마담은 누구인가 생각해봤는데요...
있더군요. 아니메이트의 아니자와 메이토라는 녀석이;;;
스스로 아니메가 좋아서 주변에 권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녀석. 그래서 점장이 되어 상혼을 불태우는 그 녀석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 녀석이 귀엽게 생겼다든가, 성우가 세키 토모카즈라든가, 보케짓이 깜찍하다든가 하는 이유로 반한 게 아닙니다. 정말로 자기가 좋아서 제게 권한다는 느낌이 전해져 왔기 때문에 아니자와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었던 거죠.

하지만 애초에 세가는커녕 플스에도 손 못대는 사람이 이런 얘길 해봤자 주제넘은 소리겠군요 ^^;;;
by 살아가자 | 2006/11/23 22:43 |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tutu.egloos.com/tb/283442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청룡하안사녀 at 2006/11/23 20:33
한 명 더 있지요 살아가자님. 아니자와를 뛰어넘는 그녀. 마침내 주연으로 스핀 오프 시리즈가 기획중인 (혹은 나왔다는) 그녀!!

호시이 라미카아아아아아!!!!!!!!

(몇달째 스토킹만 하다가 단다는 덧글이 참 OTL)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11/23 21:26
예전 E3에서인가 엑스박스 360을 즐겁게 플레이하시던 빌 회장님이 생각납니다. 그걸로 엑박 360 광고는 충
분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Laitwave at 2006/11/23 23:39
지금 미국에서 하는 닌텐도의 Wii 광고를 보시면 마음에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게임하는 즐거움이란 목표로 개발된 기기니까요.
Commented by 휠스 at 2006/11/24 02:21
끄덕끄덕; 맞아요 그 부분이 참...
보고 있으면 실소가 나오긴 하는데, 그 실소를 흘리는 자신이 또 어이없어지는 기분이 드는 난감한 광고였습니다. 세가가가(DC)는 그래도 유쾌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굴지 않아도 될텐데- 싶으면서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기분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이 게임기는 이러저러해서 그러저러해서 요러저러하므로 멋지다! 라는 PR이 잘 안 먹혔기에 노선변경을 한 걸테니까요.
...애초에 세가가 매니악한 회사인 탓도 상당할테지만 OTL

-그런고로 아니자와는 훌륭한 캐릭터입니다!v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6/11/24 22:49
청룡님 / 어서 오세요오오오오오오
호시이 라미카의 스핀오프라니!!! 역시 이 동네 사람들 너무 무서워요 orz 하지만 꼭 보고 싶네요.

존다리안님 / 역시 즐거운게 최고죠.

Laitwave님 / 그러고보니 그 게임기 얘기도 발표 중에 나왔던 기억이...

휠스님 / 예, 저도 이 포스팅 올리고 생각해보니 홍보팀으로서는 어떻게든 진부한 스타일을 탈피해서 변칙적인- 그리하여 기억에 남는 광고를 만들고 싶었겠구나 하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역시... 저같은 초보가 뭘 알겠습니까마는 ^^;
Commented by 시바우치 at 2006/11/26 14:03
세가를 생각하면....흑흑....정말 안습스럽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광고입니다;
새턴도 드림캐스트도 성능상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게 뒤지지 않는 (오히려 우수한 면도 많은) 게임기였는데, 소니의 공격적, 효과적인 마케팅과 스퀘어의 소니 이전 소식에서 보이듯 이미 게임기 자체의 성능보다 소프트로 결정되는 게임기 시장의 변화판도, 드캐의 때에 와서는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신기종을 내놓는 마당에 세가로써는 더 버틸 수가 없게 된 거지요. 그걸로 세가는 게임기 시장을 포기하고 말지요OTL
그런 시절이니까, 저런 광고가 나오는 것도 정말...아플 뿐입니다.
사실...당시에는 스퀘어의 이전에 넘어가서 소니 게임기만 지른 평범한 유저로써 지금 와서 이런 소리 하는 건 뭐 합니다만...최근에 세가의 게임과 게임기를 재차 접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정말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적자생존이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이긴 하지만요. 그나마 소프트는 계속 만들어주고 있으니까 다행이랄지. 새삼 닌텐도가 과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6/11/27 22:41
그럴수가!!!!!!!!!! 잘 만든 것만으로 뚫을 수가 없다니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어요 ;ㅠ;
하긴 소프트는 엄청 중요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세가 새턴에는... 소녀혁명 우테나 언젠가 혁명될 이야기 라는 전설의 소프트가 있는데!!!(야)
저는 아직까지도 닌텐도라고 하면 슈퍼마리오밖에 모르긴 합니다만;;; 정말 대단하군요.
세가가 게임기 시장을 포기하다니... 전무님 어찌 된 건가요 orz
Commented by Starless at 2006/11/28 00:56
(일부 팬에 의하자면) 세가의 게임은 세계제일!

이었지만 마케팅은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습이었음.

정말 저때의 세가는 벼랑 끝까지 몰려있던 상황. 어떻게 해서든지 돌파구를 만들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나온 게 저런 자학적인 광고까지. 세가타산시로까지만 해도 로망이 좀 있었건만.

당시 주변의 세가팬들끼리 나눴던 얘기들 중 하나가 '저런 아저씨들만 광고에 내보내니 팔릴 리가 있냐, 좀 쌔끈한 아가씨들이라도 내보내야 하는 판에' 하는 류였음. 그래도 세가타산시로님은 영원히 모두의 가슴속에 남아있지(..)

....근데 진짜 세가의 게임은 세계제일임(..)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