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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져 버린다는 것은 이 얼마나 슬픈 일이지요...
2004년 겨울, 아무것도 모르고 쭐레쭐레 가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곽윤태/JK김동욱)를 보고서, 너무 쇼크먹고 흥분한 나머지 집에 가는 길을 못 찾고 세종문화회관 앞을 한시간 동안 빙빙 돌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동안 모님모님처럼 열광적으로 찾아듣지는 않았어도, 나름대로 여러 버젼을 보고 듣고 감동했고 막귀도 점점 음악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탓인지... 몰입이 안되요 orz 비평이나 평가나 생각 같은 거 싫단 말이예요. 그냥 이야기에 푹 젖어서 두시간 반을 보내고 싶을 뿐이었는데... 안무가 어떻고 음악이 어떻고 배우가 어떻게 자꾸 잡념이 방해를 하잖아요. 나에게 라이브의 감동을 돌려줘~~~~~~~~~~~~~~~~~~!!! ...흠흠, 여튼. 그래서 간략하게나마 첫공연 감상을 써보려고 합니다. [지저스]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첫공을 본게 난생 처음이기도 하고; 잘 모르는 초보의 선입견일 가능성이 매우 크오니 보러 가실 분은 제 얘기는 싹 잊고 가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2004년을 기준으로 삼고 비교하겠습니다. 저는 엠알이 싫어요. 아니 MR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이어질 때마다 음악이 3초 정도 텀을 두고 나옵니다. 그게 생각 이상으로 흐름을 끊더라구요. 좀 바로바로 치고 들어갔으면 좋았을 걸 ;ㅠ; 먼저 눈에 띈 것은, 제자들이 다들 B-boy더라는 것입니다.(...) ^^; 안무에 많이 공들였나봐요. 어찌나 춤들을 잘 추는지 무대가 다 빛나더군요. 프랑스 뮤지컬 영향인가?;;; 헤롯왕은 지저스한테 탭댄스를 자랑한다구요. 너 이거 할 수 있어? 라면서. 그런데 헤롯의 캐릭터와 잘 어울리더군요. 지저스는 성악풍이고 유다는 락커풍. 캐릭터 성격도 그에 어울리게 변했더군요. 예수님은 발성에 어울리게 엄청 점잖아지셨십니다;; 최후의 만찬에서도 화 안내시고 한탄만 하시거든요. 2004년의 상뒤엎기와는 딴판입니다. (그리고 "신경 안쓰고 싶다!"의 압박.) 끝까지 그런 느낌인데, 가시관 쓸 때나 못박을 때의 비명 등은 전부 없어졌습니다. 아무래도 배우가 아니니까 연기 문제로 삭제된 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 것도 사실인데요... 하지만 겟세마네만은 정말 멋졌습니다! 웨버씨의 생일날 마이클 볼씨가 부른 버젼과 같은데, 마지막에 좌악 끌어올려주는데 전율이 돋았어요. 유다는... 좀더... 심각합니다. 노래는 엄청 잘하시구요; (근데 중간중간에 가사가 잘 안들리더군요) 뭐랄까 유다가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아요!;;; 은전 30냥 그렇게 쉽게 받지 마!!!;좀 고민하는 텀을 둬야 하는 거 아냐?; 최후의 만찬에서도 발밑에 매달리는게 아니라 무릎만 꿇습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예수님과 유다가 서로에게 쿨하다고 할까요. 각자의 독창씬에서는 멋진데 둘이 만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깨지는...; 치고 받는 것도 없고 스킨쉽도 없고 멀찍이 서서 째려보기만 하는게 견우직녀 같아요. 처절함이 20%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 단순히 제 취향이 그런 쪽이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orz 유다의 자살 연출을 바꾼 건 재미있는 발상인데, 저로서는 예전이 더 좋네요. 교수형 밧줄이 더 으스스해서 ^^; 가사는 대체로 2004년과 비슷한데, 다 존대말로 바뀌었습니다. 설마 그래서 유다가 매력없어 보이는 건가...?; 빌라도씨가 참 잘하시더군요. 근데 예수님이 유다보다 빌라도랑 더 처절해보이는건 역시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마리아였습니다. 이혜경씨인 걸요. 너무 멋졌습니다 흑흑. 안나스 배우분이 중간에 노래 가사를 잊어버리셔서 당황한 해프닝도 있었구요 ^^; 가야바 휘하의 서기관들 캐릭터가 좀더 개성적으로 변했습니다. 장내 반응은 그렇게까지 좋진 않았습니다. 적어도 지킬 앤 하이드(같은 장소에서 봤음) 때만큼 달아오르진 못했던 것 같네요. 첫 공연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싶은데 제가 첫공을 본 적이 없어서... 다른 캐스팅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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