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었지만
설을 맞아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에게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
에 또…
그 뭐시냐.
……
실은……그렇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트루블러드어드벤처보이즈러브게임
[토가이누의 피].
……했습니다.
올클리어했습니다.
올클리어한지 한달 됐습니다(…).……
orz;;;;;;;;;;;;
배경에선 나쟈가 보고 있는데 이런 얘기를…별로 숨기려고 했던 건 아닌데(어차피 플레이 기간 동안 저랑 오프라인에서 만났던 분들은 다 안다는… 하긴 그동안 온리전 스탭밖에 못 만났습니다만) 제 안에서의 정리가 덜 끝나서 차마 공개적으로 쓸 용기가 안났어요.
무슨 놈의 정리가 필요했는가 하면…
지난 이십오년간 살아오면서 그렇게까지 심하게 배덕감 느낀 거 처음이었습니다. 지금도 케이스케 루트로 처음 갔던 날 밤을 잊을 수가 없어요 o>-<
아니 저도 주민등록법 상으로 어엿한(?) 성인인데다, ㅎㅁ플레이는 동인지 사면서 언제나 봐왔고, 결정적으로 2004년에 유희왕 버닝하면서 나름대로 야한 거에 적응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거 저만의 착각이었던 거 같아요. 에라이 풋사과 같으니. BL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한가한 밤에 하릴없이 시작해봤고, 초반에 너무 지루해서 BL게임이라는 것조차 까먹고 있었는데… 아니 그런데 어쩌다가(…)
달랐어요.
만화랑은 다르다구요.
컬러야, 목소리도 나와, 내가 선택해야 해,
아악 이게 뭐야!!!! 그날 밤 저는 신세계를 보았습니다플레이 초기에는 난감한 연기를 하고 계신 아키라 성우분이 신경쓰여서 제대로 집중을 못할 정도로 수줍었는데(BLCD 경험 없음) 이젠 약간의 안면경직을 동반한 채 18금 매드를 편집하고 있다는… 적응 참 빠릅니다. 하지만 아직 이 참을 수 없는 배덕감이 완전히 가신게 아니라서, 그 이후로 매일매일이 수치플레이의 연속입니다.
정말이지 욕망집대성이 존재의의인 BL게임 가지고 배덕감이 어쩌고 하고 싶지 않은데, 저절로 신경쓰이는 걸 막을 수가 없어요 orz 정말 이건 어쩔 수가 없음… 익숙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뭐가 그렇게 수치스럽냐면요. 이게 그다지 얌전한 시츄에이션의 게임이 아니더라구요;;; 구체적으로 말해서 제가 이전에 상상할 수 있었던 상황 한계선의 2.5배를 선회하고 있었습니다(묘하게 정확한 수치). 즉 제가 망상 속에서 용납할 수 있었던 무형의 도덕적 한계선(?)을 가볍게 넘어갔는데도, 거기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에 배덕감이 이토록 거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그 수치심이 사라지질 않는다는 ㅠ.ㅠ
이건 전부 케이스케 때문입니다. 시키였다면 이렇게 번뇌하진 않았을 텐데…그러나 질풍노도처럼 몰아치는 인륜에 대한 자기회의 속에서도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고 귀먹어서 비쥬얼팬북, 오피셜워크, 드라마시디, 코믹스, 동인지, 심지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피X어까지(그것도 한정) 질러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해외배송이 안 통하는 그쪽 전반은 제게 있어 미지의 영역이었던 데다가, 특히나 소프트 구할 때는 철지난 게임인 탓에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새로운 세상이 열려버렸어요.
정작 게임 자체에 대한 얘기가 없네요 ^^; 제가 게임을 해본게 없어서 비교를 못하겠습니다만, 만든 사람들의 의욕과 애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와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저같은 문외한에게도 그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아키라라는 캐릭터가 (모 루트 한정으로) 외모도 성격도 완전히 취향 핀포인트였던 데다 세계관 설정도 딱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성인향 장르는 '그냥 캐릭터를 굴리기 위해' 전개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캐릭터 심리묘사나 전개 등이 탄탄해서 무척 놀랐습니다.
스토리 완성도 면에선 씬이 빠지는 편이 나았을 것 같아 슬프지만.플레이 일기는 대충 써놨기 때문에 조만간 업데이트될지도… 모릅니다. 제가 심하게 게임치이긴 합니다만.
왜 지금 얘기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번 2월 코믹에 니트로키랄존이 나오더라구요 ^^; 거기 가서 토가이누 동인지 사려니 커밍아웃을 해야겠어서… orz
도대체 언제부터 버닝하면 동인지부터 지르는 몸이 된 것인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꼭 버닝=동인지는 아닌데.
마지막으로 제 노선을 밝히자면…
올캐러 러브에 케이스케×아키라 존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