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체념해가는 과정
안좋은 얘기는 블로그에 쓰지 말자 주의지만(별것도 아닌걸로 그런다고 생각하실까봐 부끄럽기도 하고요)
요새 포스팅이 불성실해진 것에 대한 변명도 겸해서 조금만.

사실 그다지 상황이 눈에 확 띄게 안 좋은 건 아닌데 말입니다. 저도 겉은 멀쩡하고.
이것도 사회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하는데...
지금 자신이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느낌에 따른 불안과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데에서 생겨나는 모종의 절망감이 쉬이 떠나가질 않아서 문제네요.
마치 손가락 끝을 살짝 베여서 피가 조금 배어나온 정도의 상처가 며칠이 지나도 그 상태인 채로 아물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다지 아픈 건 아니고 생활에도 지장은 없고, 웃고 떠들 수도 있는데 낫지를 않고 피가 계속 흐르니까 막연하게 불안한...
게다가 이제까지 저를 지탱해왔던 요인 중 하나였던, 팬이라서/아마추어라서 가능한 열정이 역으로 발목을 잡을 것 같은 상황이 되고 보니... 이거 상당히 오티엘이었습니다. 지금 동인 활동으로 저를 감동시키는 분들이 언제까지나 특정 작품 패러디만 그리고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계속 만화를 그리게 하려면 오리지널로 밥먹고 살 수 있게 해야 하니까... 언젠가 저를 감동시키는 만화를 그리는 프로가 되어줄 아마추어들을 보조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한 건데, 어쩐지 생각과 다른게 설마 잘못 온 건가 싶기도 하고. 마음 속에 조그맣지만 시꺼먼 점이 생겨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번져가는 것 같은 기분.
아니 다 변명이고 단순히 집중을 못하는 거예요.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이러다가 저를 믿어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마는 사태고요. 언제까지고 슬럼프라고 변명하면서 도피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그거야말로 아마추어적인 태도이기도 하고. 그런데 요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노력도 제대로 안하고 슬럼프 탈피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습.
미스치루 노래를 들으면서 정신통일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역시 이분들 노래는 치유계예요...
아니 이럴 때가 아니라 더 공부하고 배우고 일해야 하는데. BGM으로 도피하지맛!;;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는 와중에도, 아린님의 나쟈 원고를 보면서 느껴지는 이 희열이란.
이미 이쪽 세계에 혼을 팔아서 되돌릴 수 없는 거야? 그런 거야?;;;
by 살아가자 | 2007/02/20 20:28 |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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