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좋은 거니까 어쩔 수 없어!
회사에서 매일 하는 일이 글쓰는 작업이다보니 글자 자체에 질려서 포스팅거리가 안 떠올라요 ㅠㅠ 엄마야.
지금은 주말에 축적한 기운을 몰아서 파워업!!!

요새 저와 접촉하는 지인들은 제 썰렁한 개그(정확히는 아무도 못 알아듣는 개그)를 계속 들어주다가 쓰릴미 안티로 돌아설 지경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생활 속에 쓰릴미 노래가 침투해 있는 것입니다.. orz
오자를 낸 사람에게는 "말도 안되는 소리, 없었던 일로 하지"
책 읽는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머리에 든 게 많아"
지각한 사람에게는 "넌 뛰어난 인간이 될 자격이 없어!!!"
찻집 가자는 사람에게는 "저기 아래 소방서 있는데 어때?"
등등.
노래방에서 반주 끄고 쓰릴미 실황을 엉터리로 재현하질 않나... 요새는 하도 그러니까 주위가 제게 적응해서 종종 받아쳐주기도 합니다만, 이대로는 안돼요. 누가 제 입 좀 막아주세요. 이 세상 말이 전부 다 없어진다 해도 쓰릴미 노래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뛰어난 인간~ ♬ (.....또 시작했다)

...이런 식입니다.
그간 블로깅을 안했기 망정이지 아니면 포스팅 제목이 전부 쓰릴미 가사였을지도 모릅니다 -_-; 말도 안되는 소리. 없었던 일로 하지.
캐스팅별로 다 봤는데 역시 전 강필석 님께 낚인 몸이라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강필석 님은 아무래도 저랑 악연이신 것 같아요. 지저스 때도 그랬는데,

왜 매번 강필석 님 막공일 때만 온리전이 걸리는 거죠?!?!? ;ㅁ;

둘 다 가면 안되는 거야? 왜 꼭 골라야 되는 거야? "집중해 나한테!" 이거냐?!



글이 진행될수록 호모치정뮤지컬 [쓰릴미]를 아니 보시면 이해할 수 없는 문체가 되어가고 있으니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대신 다른 얘기.


에반게리온을 접한 제가 그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한 것이 중2 때. 그전까지 부모님 말씀이라면 뭐든지 다 듣던 바른 어린이였던 저는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심한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그 뒤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부모님과 끈질기게 숨바꼭질을 하면서도 그 죄책감은 가시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파는 취미를 그만둔 것도 아니지만.

그때 저는 자신을 완전히 긍정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가치가 있다'라는 말은 상상조차 못했고, 어떻게든 '내가 좋아하는 이 작품에는 가치가 있다'라는 사실을 표현하고 싶어서 감상문을 줄기차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뒤집어서 말하면, '다른 작품들은 어른들이 말하는대로 쓰레기이거나 불량만화일지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이것만은 다르다'라는 서글픈 방어기재였던 것 같아요. 왜 만화나 애니라는 매체를 그냥 긍정하는 것이 불가능했을까...

그 시절의 영향은 아무래도 제게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지금도 저는 '내가 좋아하니까 됐어'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어떻게든 가치를 발견하고, 그걸 글로 써서 표현해야 속이 후련해지지요. 그래서 우테나와 츄츄는 세미나를 했고, 달빛천사는 전편 감상문을 두번씩 썼고, 나쟈와 갓슈는 졸업논문 소재로 삼고. 그래야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취향 존중해주시죠'라는 말 한마디로 서로에 대한 터치가 불가해지는 요즘 같은 때에는 지나치게 고지식한 방법입니다. 게다가 저도 피곤합니다... orz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왜 좋은지 꼭 구구절절이 표현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왜 그렇게 떳떳하질 못한 거야.

그래도 이제까지 좋아했던 건 누구의 앞에서나 소재로 삼아도 괜찮은 내용이었는데, 토가이누 버닝을 하고 있다보면 수치심이 다시 살아나버려요 ㅠ.ㅠ 찐득찐득한 죄책감이 가시질 않아요. 이 트라우마를 고치려면 어떡해야 될까요. 월드컵 스타디움에 서서 My Fevorite Things라도 불러야 하려나...

조만간 토가이누에 대해 엄청 긴 글을 보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
실은 [ 여성향 BL 게임의 역사와 의의 ] 같은 글은 어떻게 안될까 생각했었어요. 아직 토가이누밖에 못 해본 저같은 풋내기가 건드릴 주제가 아니지만.



p.s : 근데 제 문제의 핵심은 저만 숨겼다고 착각하고 다들 알고 있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잖아!!!!!!! 얼굴에 다 드러나는 걸 어쩌라고!!!!!! 선천적으로 성격이 이래서 뛰어난 인간이 될 자격이 없는 거야?! 그런 거야?!

p.s 2 : 이제 가이낙스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예고편을 보고 가슴 두근거리는 제가 있었습니다. 옛정이란 건 무섭군요.
by 살아가자 | 2007/07/30 13:22 |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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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眞伶 at 2007/07/30 13:29
이미 어머님께 공인 변태로 인정 받았습니다..?..orz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7/30 13:39
眞伶님 / 그냥 안 들키고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하는 소심한 바람이 있습니다. ;ㅠ;
Commented by cinephile at 2007/07/30 14:10
9월 추석즈음에 에반게리온 단체관람이라도 한번 추진해 보심이?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7/30 14:35
포기하면 편해져요.(...) 자, 어서 뉴타입이 되시는 겁니다.
Commented by 月洋MoonC at 2007/07/30 14:36
"집중해 나한테!"
Commented by 윈디아 at 2007/07/30 14:44
이 님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이러세요 살아가자님은 이미 뛰어난 인간이시자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저는 필석님 지저스때 놓치고 쓰릴미로 처음 뵌거였는데 막 화끈거려서 미치는줄 알았다구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사진까지 떡하니 올려놓으시면 하악;;;;;;;;;; 저도 가사로 대화가 소통가능할 정도인데 주변에 같이 떠들어댈 사람은 없구 막 외롭구요 싫다고 말하기엔 너무 늦었죠~.......이게 아니지

저도 어릴때는 당당하게 내가 좋아하는거니까 당연히 훌륭하다는 약간 개념없는 논리를 설파하고 다녀서 참...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지만 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정말 좋아하는건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

-우어... 이런 민폐댓글 죄송함다! 급흥분을 해버렸..OTL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7/30 15:36
씨네필님 / ........이거 97년 극장판 도일사태의 재현인가요(....) 그걸 저보고 하라고!!!
저는 그냥 곱게 강철형제의 귀환을 기다리렵니다.

사이암님 / ......진짜 대놓고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괜찮은 겁니까?;;;;;

월양님 / "그만 좀 해!!!"

윈디아님 / 우리 이글루 여오덕 중심의 쓰릴미 정모 같은 거 좀 안될려나요(...) 노래 불러도 눈치 안보이는 장소에서... ㅠㅠ 진짜 할 얘기는 많은데... 그래도 저는 곁에 동지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었습니다만. 강필석님의 지저스는 진짜진짜 최고였습니다 ;ㅁ;b 전 윈디아님보다 뛰어난 인간이예요. 결국 윈디아님보다 한 발 앞섰잖아요.

저도 '내가 좋아하니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orz 지금 주위에서 제가 부끄러워하는 걸 이용해서 어찌나 놀려대는지 살 수가 없다구요.
Commented by 휠스 at 2007/07/30 15:55
...그리고 전 살아가자 님보다 뛰어난 인간이죠. 결국 막공을 봤거든요!! (오호호호호호)

필석님 최고였고요 무열님... ...시선을 둘 데가 없었고요 엄마야 사람살려 이 사람들이 부산여자들을 다 죽일 셈으로 온거야!!!!!! (서울원정팬이 1/3은 있는 것 같았지만)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7/30 16:12
휠스님 / 자꾸만 이러면 난 못 참아. 날 좀 봐 병신 같은 내 모습. 화가 나 더이상 못 참겠어. 빨리 나를...(이하 생략)
흑흑흑흑 작정하고 염장 지르시는군요 ㅠㅠ 부러워 죽겠어요!!!!!!!!!!!!!!!!!!!
Commented by 계짱 at 2007/07/30 18:42
..그러고보니 나도 티비에서 지나가는 제시카 알바를 보며 엄마가 "저기 니가 좋아하는 애 나왔다."했을땐 빠순심을 들킨것같아서 흠칫했었군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Innocent at 2007/07/31 00:27
저도 종종 묘하게 (자신에게도) 당당하게 좋아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괴로울 때가orz 우리 함께 이겨보아요ㅜㅜ(?!)
P.S. 나가는 건 8월 말이랍니다^^ 아직이에요~
Commented by aida at 2007/07/31 01:05
일단 쫜득한 포옹을 해드리고♥\(*-∀-*)/ 화사하고 온화한 ㅎㅁ의 세계로 어서오세용 웰컴웰컴웰커므~~~
Commented at 2007/07/31 23: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망가진르망 at 2007/08/01 03:11
ㅠㅠ 쓰릴미 너무좋지요ㅠㅠㅠ
전 정한님 보러갔다가 무열님에 꽃혀버렸습니....우어어 무열님!!!!!!!!!!!!!!!!(털썩)
Commented by 환민 at 2007/08/01 10:39
저랑 함께 친해 지면...
...이랄카 저는 절반만 외우고 있는데, 제 다른 뮤지컬계 동생은
다 외우고 있어서 저는 짜게 식구요 ㅋㅋㅋ
안녕하세요~~!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8/01 12:08
계짱 / 나도 제시카 알바 팬인데(.........)

Innocent님 / 예 함께 이겨내보아요 ;ㅁ;/

aida님 / 흑흑 따뜻한 환영 감사합니다 ㅠㅠ; (품안에서 눈물)

비공개 / 놀린다기보다 비웃는 것처럼 들려서 어쩔 수가 없었어.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아도 지금 엄청 민감해져 있는 상태라...
처녀작이라 자신감 제로거든. 평가받은 일도 없고. 미안하다.

망가진르망님 / 저는 모님에게 끌려갔다가 스포츠카 속으로 끌려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였습니다. 내 안경... ㅠㅠ

환민님 / 모두 부러워하는 건가요?!
실은 저도 아직 절반이예요 ㅠㅠ 어서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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