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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페루루님께 자극받아서 니혼바시 요코의 [G전장 헤븐즈도어]를 다시 읽었습니다.
이거 빨리 한국판을 구해야 하는데... 그래야 주변에 퍼뜨리건만. orz 너무 레어아이템이예요 이 작품 ;ㅁ; 처음 [G전장]을 읽었던 2년 전에는,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오카마 같은 말투를 쓰던 어시 선배님이 더 눈에 띄었어요. "…이노구마씨는 굉장히 잘 그리시면서 왜 프로 어시를 하시는 거예요?" "좋아하니까." "왜 바로 데뷔를 안 하시는 거죠?" "난 만화를 그리는 재능이 없거든." "네에-…. 네?! 그렇게 잘 그리시면서요?!" "하지만, 만화는 재능이 없어도 해나갈 수 있는 거라 생각해. 기계적으로 생산하는 기술도 잘만 연마하면 그게 하나의 스타일이 되지." "…그렇게 만화를 그리는 게 재미있습니까? 전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 나는 만화와 관련되어 살고 싶어." "……." "이래 봬도 나는 내가 진짜가 아니라는 자각에 긍지를 갖고 있다고. 이 세계는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할 여유도, 자기 변호를 할 시간도 없어. 알겠니? 이건 일이야. 진짜로 거짓말을 만드는 일이라고. 네가 그리는 거짓말은 누군가가 돈을 내면서까지 속고 싶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내겐 지키고 싶은 프로가 잔뜩 있어. 살려야 하는 것은 나보다 더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간인 거야. 내 가슴을 떨리게 해주는 상대라면, 적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그 말이 너무도 가슴속 깊이 와닿았어요. 그리고 제가 꿈꾸던 비전, 내가 불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상기하고 '이 어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지요. 전 그림은 젬병입니다. 어시가 되겠다는게 아니라;;; 에이전시든, 편집기자든, 뭐든 간에 크리에이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일. 2년 전에 카게야마 히로노부 씨와 엔도 마사아키 씨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Jam Project는 결성 때부터 팬이었던지라 정말 가슴이 뛰었어요. 사람이건 작품이건 열정이 느껴지면 승복해버리는 저에게 있어서, 이토록 불타는 노래를 만들어내는 Jam Projcet는 정말 좋아하는 그룹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런 행운을 안고도, 조금 두렵기도 했어요. 만일 그 분들이 내가 상상하던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면 어쩌지 싶어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위장할 수 있는 거고, 위장해야만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카게 오빠와 엔도 오빠는(웃음) 노래에서 느껴지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만나뵙기 전보다 10배는 더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주변의 스탭들이 그 분들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힘써 노력하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었어요. 매니저도, 사장님도, 다른 스탭들도. 그래서 Jam Project를 좋아하는 만큼 그 분들을 지지하는 스탭분들에게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에 와서, 제가 꿈꾸던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길을 선택하면서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타인의 순수성을 지켜주고 싶다는 말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자신의 순수성을 상당 부분 희생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걸요. 지금 생각나는 가장 비슷한 예는 시미즈 레이꼬의 [달의 아이]에 나오는 틸트와 세쯔의 관계예요. 세쯔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틸트가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는지. 그만큼 세쯔를 미워하고 질투하면서도 세쯔에게 손가락 하나 못 건드리는 틸트, 자신을 희생하면서 얻은 그 무구한 순수성에 틸트가 얼마나 집착했는지요. 그 작품 못 읽은지 엄청 오래됐는데 지금 다시 보면 정말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G전장]에 등장한 그 어시 선배님이, 약간 씁쓸한 듯한, 어떻게 보면 자조적으로도 보이는 그런 미소를 띠고 "나는 내가 진짜가 아니라는 자각에 긍지를 갖고 있다"라며 태연하게 말했던 그 대사가 얼마나 무서운 좌절과 질투의 시간을 삼키고 나오게 된 말인지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건 풋내기가 쉽게 동경할 수 있는 영역의 얘기가 아니었어요. 저는 풋내기라서 쉽게 동경해버렸지만. 처음 그 부분을 읽었을 때 반응이 어땠더라. G전장은 보면서 하도 울어대서 기억이 안 나요. 하지만 지금도 역시 울게 되더군요. 저도, 제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그때까지 믿어왔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찔러도 보고 시도도 하고, 행사도 열고 동인지도 편집하고 활발히 뭔가 만들어냈죠. 하지만 그건 제가 편집자로서 한 것이 아니라, 팬의 마인드로 벌인 행동이었던 거예요. 이젠 그 차이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편집자는 대리모 같은 존재라고 절 가르친 은사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생모만큼이나 고생하지만 낳아줘서 고맙다는 말도, 그 아이에 대한 어떤 권리도 가질 수 없는, 하지만 탄생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 어떻게 대리모가 생모에게 질투를 안 할 수 있을까요? 그게 가능이나 한 걸까요? 그 어시 선배님은 자신의 말을 듣고 우는 주인공에게, 저에게 말했지요.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야.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는 날이, 싫어도 오게 될 거야." 정말 그런 날이 오게 되나요, 선배님? 지금 제 안에서 태어나는 이 생소한 감정들을 전부 인정하는 날이 정말로 올까요? 잃어버리는 자신의 조각에 대한 혐오, 안타까움, 그렇게 지켜내게 될 누군가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 지난 25년 동안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이 어두운 감정들을 다 소화하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게 될 날이 오는 걸까요? 아니면 그 이전에 포기하고 도망치게 될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희한하게도, 꿈도 비전도 기억나지 않는 지금에 와서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힘겹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은 들지 않아요. 하지만 예전의 꿈 같은 건 생각나지 않아요. [G전장]을 보는 바람에 생각나버려서 이렇게 글로 폭주하고 있지만. 그건 제가 아무리 아우성을 친다 한들, 결국에는 자신의 순수성보다, 지금의 나 자신을 관철하는 것보다, 나를 불타게 만들어주는 누군가에게 더 집착하게 되고 말기 때문일까요? 그 누군가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언젠가 만날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그 날에 준비되어 있기 위해 자신을 갈고닦는 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은. 그렇게 안 해두면 기회가 온 그 순간조차 놓쳐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는 날이라는 게 빨리 좀 왔으면 좋겠다고 또 조급하게 안달하고 마는 저였습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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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늘 눈팅만 했었는데 하도 ..
by stonebe at 07/08 감사합니다 ^^ 음.... 우테나.. by 청룡하안사녀 at 06/30 살아가자님 언제나 열정적인 모습.. by 청룡하안사녀 at 06/26 안녕하세요 책 잘 받았어요 저는 .. by clay at 06/26 네이버 블로그로 담아가겠습니다... by 이세린 at 06/20 살아가자님 이제 유명인 되셨군.. by 휘연 at 06/17 ...울어라 팬... ㅠㅠ!!! 2 by 아리샤인 at 06/16 ...울어라 팬... ㅠㅠ!!! by 계짱 at 06/16 학교에 11일자 한겨레 신문 들고오.. by 리안 at 06/16 다시 봐도 멋진 광고ㅇ>-< 토.. by T-Bell at 06/16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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