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序 보고 왔습니다.
제가 바로 한국의 에반게리온 세대입니다. 1997년 대원에서 출시된 에반게리온 비디오의 세례를 받은 서드 칠드런입죠 orz
(허억 그럼 이제 이쪽으로 발 들인지 10년이 넘은 건가.... 맙소사)
그 시절엔 에바가 한국에서 극장에 걸릴 날이 올 줄은, 정말 꿈.에.도 상상치 못했건만.
역시 꿈은 이루어지는 건가요? (근데 꿈이 한 10년쯤 늦게 배달되었네)

그제 개봉했던 프리미엄 패키지는 도저히 시간이 안나서 볼 수가 없었고, 오늘 압구정에서 유료 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

와아, 이거 정말 기대 이상이던데요!!!
그냥 TV판을 리뉴얼한 것뿐이라고 해도 화려한 그래픽이나 박진감 넘치는 연출에 충분히 낚일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신지가 근성가이로 변했어요........
야시마 작전에서 흙투성이가 된 에바가 기어가는 장면에서 주먹 불끈.
좋아!!! 아주 좋아!!!!

처음 에바를 봤을 때. 당시 만 14세이던 저는 신지의 그 막막한 심정에 완전히 싱크로해서 작품 속에 푹 빠졌었습니다.
괴로워하고, 힘겨워하고, 그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그때의 막막함에서 벗어나려고 애썼고 변해왔어요.
하지만 신지는 언제 뒤돌아봐도 아스카의 목을 짓누르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죠.
(차라리 26화의 그 라스트로 남아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리고 지금, 여전히 소극적이고 짓눌려있지만 11년 전보다 조금 자의식이 강해진 신지를 보면서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네요.
정말 성장했다는 느낌. 신지도 에바도 미사토도 안노 감독도.
어린애들 뿐이던 에반게리온의 세계에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라는 부분이 겨우 엿보인 것 같아요.
안노 감독, 정말로 결혼하더니 사람됐군요. <감독 부적격>에서는 전혀 그렇게 안 보였는데...
모요코 씨, 당신 천재야! 모자라는 감독님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 이러고

사키엘이 제 4 사도가 된 데다가 마지막에 "앞으로 8명 남았어."라는 걸 보니 17사도에서 탈락자가 나온 모양이네요(웃음).
정말 다른 작품이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사실 저는 그쪽이 더 맘에 들어요.
제 청춘을 앗아간 에바지만, 지금 다시 보면 이건 정말... 생떼쓰는 어린아이의 마스터베이션이었다는 느낌이거든요.
제가 왜 [RE-TAKE]에 열광했는데요... 신지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타인과 자신을 상처입히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내길 바래서였던 건데.
11년 전보다 더 성장한 인간으로서, 그때의 스토리를 다시 한번 펼쳐주기를 바랍니다.


p.s : 근데 카오루랑 신지는 언제가 되어야 만나나요.
카오루군은 11년을 기다렸대요. 우리 카오루군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by 살아가자 | 2008/01/19 23:21 | 올망졸망 | 트랙백(3)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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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지: 강남 CGV★ 0. 에봐세대도 아니고 팬도 아닌 마당에 난데없이 보러 간 이유는 순전히 1월 말에 만료되는 영화예매권을 빨리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라더라 OTL 1. 같은 퀄리티라도 어떤 작품은 때를 잘 만나 이렇게 두고두고 우려먹는데 어떤 작품은 본편조차 못 끝내고 조기종영되기도 하니 참 세상 고르지 못하더라. 2. 제대로 본 건 tv판 1화뿐이지만 나머지는 잡지기사나 풍문으로 싫을만큼 들은지라 각 장면을 보면서도 낯설다......more

Commented by 레퀴 at 2008/01/19 23:32
저도 저걸 사춘기때 보고 미친듯이 빠졌었다지요. 그 시절에 실시간 동영상이니 뭐니() 하는 어둠의 루트를 뒤지고 다녔던 것도 저거랑 에스카 뿐이었습니다 OTL 그 시절의 싱크로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좋아하는건 변함없고요// 개인적으로는 근성가이가 된 신지보다 어느 정도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미사토가 더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나저나 저도 얼른 보고 싶은데 부산에서의 정식개봉일은 아직도 한참 멀었군요 OTL
Commented by 이형진 at 2008/01/20 00:11
자, 이제 사토셀마이어께서 파 콘티좀 적당히 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모요코 누님은 대인배시군요. 으흠.
Commented by 계짱 at 2008/01/20 00:50
...난 그 당시 에스카플로네에 낚여서 할 말이 없어!!!!!!!!!!!!!! OTL 에반게리온은 내 뇌용량에선 정리가 안되는 아가라 포기 :D.. 간만에 불탔겠네~
Commented by 윈디아 at 2008/01/20 01:47
신지가 근성가이가 됬다니 꼭 봐야겠군요<-야
Commented by 루다날개 at 2008/01/20 02:32
솔직히 저도 RE-TAKE 주변에 강추를 날리면서 떠들고 다녔던...;

그나저나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찌질함 대신 근성이 리플레이스 된 신지라니...
성장을 바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상이 잘 안되요 ^^;
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8/01/20 07:30
저는 TV판을 못보고 다이제스트판이라고 할 수있는 예전 극장판 데스/리버스만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으로 에바를 가깝게 접한 느낌이 새롭네요.(그래도 이래저래 들은게 많아서 꼭 본 것같이 느껴지는건 뭔지...^^;;)

다음편도 기대되는바입니다.
Commented by 크루세닌 at 2008/01/20 23:23
저도 어릴 때 비디오를 얻어 봤다가 굉장히 쇼크받아서 트라우마(?)가 된 작품이여요ㅠㅠ
용산CGV에서 예매하는데 주말표는 전부 매진인걸 보고 놀랐습니다^^; 에바의 엄청난 인기를 실감했달까요!!!
덕분에 막차버스가 위태로운 평일 밤을 노려야한다능ㅠㅠㅠ
Commented by 밀피 at 2008/01/20 23:26
최근 만화판에서 근성가이가 된 신지를 보고 쾌재를 지르던 제게 있어서도 기대가 큽니다.
Commented by 眞伶 at 2008/01/21 09:35
리뷰 읽다가 "모요코 씨, 당신 천재야! 모자라는 감독님이지만 잘 부탁드려요."에서 왠지 모르게 감동했습니다..ㅜㅜ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8/01/22 00:57
레퀴님 / 제가 에바 봤을 때는 동영상이라는 건 오프닝 엔딩 감상 전용이었습니다. 그저 닥치고 비디오였지요. PG랑 HIFI판을 가려가면서... orz
저도요 저도요! 미사토가 정말 어른이라는 느낌이었어요 >_< 빨리 지방에도 개봉해야 이 기쁨을 전국의 에바 팬(이라고 쓰고 낚인 고기라고 읽는)들과 나눌 텐데...

이형진님 / 파가 정말 기대되지요 ^^ 내용이 완전 달라질 것 같아서 더 그래요.

계짱 / 항상 마이너의 길을 가는 그대는 용자.
불탔다기보다는 그리운 느낌?

윈디아님 / 정말 에반게리온은 액션 하나는 끝내줍니다...
신지 근성가이 설은... 예전에 비해서입니다, 예전에 비해서.

루다날개님 / 저도요! 세상에 제가 남성향 동인지를 제 돈 사고 사는 날이 올 줄은...; 직거래할 때 상대편 남성분의 그 뻘쭘한 표정이라니.
신지의 근성이라는 게 14살의 수준으로 나올만한 딱 그 정도니까 걱정 안하셔도 될 듯 ^^ 그렇게 쉽게 변하면 재미없잖아요?

알트아이젠님 / 으아... 데스리버스는 본지 하도 오래되어서 정말 가물가물하네요. 기억나는 거라곤 새로 그린 레이의 환한 미소뿐.
에바는 하도 네타가 많아서 그렇게 느껴지신다는 분이 많으시더라구요.

크루세닌님 / 저도 정말 쇼크였어요. 지금도 어떤 의미로 트라우마구요.
사실 아직 정식 개봉한 것도 아닌데 이러다가 볼 사람은 유료 상영회에서 다 보고 정작 개봉일은 썰렁한 거 아닐려나 모르겠습니다.

밀피님 / 만화판은 안 보고 있지만... 극장판의 신지는 확실히 성장한 것 같아서 좋아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뵙습니다 ^^

眞伶님 / 우리 땡깡쟁이 감독님이 사회인이 되어가고 있는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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