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만화
2006/08/16   「아가페이즈(1997)」- 이보다 더한 순애보는 없다 [19]
2006/08/15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가페이즈으으으으으으!!!!!!!! [2]
2006/07/24   <팜> 사랑이 아니라 편 감상 [7]
「아가페이즈(1997)」- 이보다 더한 순애보는 없다
야마다 레이지의 「아가페이즈(1997)」를 본 것이 어제 새벽. 그 후로 귀에 들리는 노래는 잔다르크건 네미시스건 사쟌 올스타즈건, 심지어 이수영마저 유리의 노래로 들리는 지대한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듣는 노래마다 뮤직비디오 콘티가 떠오르는데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뭘 만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림을 그릴 줄도 글을 쓸 줄도 모르고 해서 괴로운 상태. 결국 이렇게 낚시글로나마 버닝심을 표출합니다. 이미 원판 코믹스를 주문했고, 한국판도 중고시장을 뒤진 끝에 대여용으로 두 질이나 질렀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비주얼 락 인디계에서 촉망받는 카리스마 가수인 미즈키 유리(16세)는 사실 엄청 소심한데다 게이다. 8년 간 짝사랑해온 야구 소년 토라키에게 접근하다가, ‘고시엔 진출’이라는 그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서 야구를 시작한다. 하지만 허약체질이라 도움이 안 되는 유리의 앞에 나타난 것은 뜬금없는 풍수술사들. 풍수의 기를 배우면 마구를 던질 수 있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하나씩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리는 망설이면서도 마구를 배워서 투수로 데뷔한다.


주인공이 게이라는 데에서 편견을 가지시면 안됩니다. 이건 BL이나 야오이와는 백만광년쯤 떨어져 있거든요. 하지만 게이물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열혈물도 아닌 것 같고... 야구 만화도 아닙니다. 이게 야구 만화면 테니프리도 테니스 만화겠죠. 순애물? 판타지? 일단 소년만화인게 맞긴 한데 말이지요(아마도). 그냥 ‘야마다 레이지의 만화’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아니지, 야마다 레이지가 인어공주를 패러디하면 이런 만화가 된다는 느낌에 가까운가?
그림체가 좀 지저분한데요, 내용이나 설정에도 풍수니 야구니 가수니 전혀 안 어울리는 것들이 한데 섞여서 꽤나 정신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름 매력인 게, 그 와중에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확실하거든요. 그 말 하나 하려고 이렇게까지 잔가지가 많을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이미 낚인 사람으로선 모두 군소리일 뿐입니다.

주인공들의 목적은 ‘고시엔에 가는 것’이지만, 히로나 히데오가 봤다면 분노할 정도로 이들의 야구는 엉망진창입니다. 작가 말따나, 고시엔에 가기 위해서 죽어라고 노력해온 수많은 야구 소년들의 꿈을 요상한 사기성 마구로 짓밟으려 하는게 주인공 팀이거든요. 고작 자신의 생일날짜 때문에 유리의 공을 절대 칠 수 없는 타자들의 운명이라니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구요.
토라키가 야구를 좋아했거나, 야구를 통한 야망이 있었던 거라면 이 이야기는 성립이 안 됩니다. 전자였다면 유리는 진작에 퇴출당했고, 후자였다면 제가 용서를 못했겠죠(;;;). 하지만 이 소년들의 목적은 고시엔에 진출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벗고 존재를 증명하려는데 있습니다. 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했지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유리는 본래 고시엔에 갈 수 없는 토라키의 운명을 바꿔주고 싶어서(그리고 좋아하는 그이의 품에 한번 안겨보고 싶어서) 운동치인 주제에 투수를 맡게 됩니다. 하지만 운명을 바꾸는 대가로, 자신이 가진 음악의 재능을 하나씩 잃어가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런데 그래봤자 자기 사정으로도 벅찬 토라키는 아무것도 모르고, 게다가 완전히 노멀이라는 점이 클린히트.


“우리 집은 말야... 집은 있지만, 가족이 없어...
 부모님은 옛날부터 싸움만 하다가, 엄마는 내가 10살 때 집을 나갔고 아버지도 거의 집에 안 계셔.
 다같이 외출한 적도, 가족끼리의 오붓한 일요일도 내겐 없었어. 늘 가족이란 걸 동경했었지.
 하지만 난 게이야...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아이는 낳을 수 없어. 결혼도 못해.
 아무도 모르게 언젠가 혼자서... 이 세상에서 사라져 가겠지...
 돌봐줄 가족도, 날 기억해줄 아이들도 없으니까...
 하지만 노래는 남아.
 중 2 때 모든게 다 싫어져서 신주쿠의 건물 옥상에서 구두를 벗었을 때
 어딘가에서 노래가 들려왔어.
 그 곡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죤 레논의 노래였어.
 그 때, 온 몸이 와들와들 떨려왔고 깨달았어. 이 세상에 내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로 곡을 남기면 되겠다고.
 가족은 없어도 사람의 마음에 남는 곡을 하나라도 남기면, 외톨이인 채로 죽어도 괜찮을 거라고... ”

“그... 그렇다면 더더욱 야구 따윈...”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처음엔 말야...
 ...........좋아하는 사람이
 날 필요로 해주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거든...”


8권까지는 스포일러랄 것도 없이 예상대로 진행됩니다. 유리는 모든 걸 잃고 빈껍데기만 남게 되지요.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수도 없이 회의를 했지만, 철저하게 부서진 순간부터 새로이 태어나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리와 토라키의 마지막 육성대화를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습니다만, 저는 아침해를 등지고 나타난 큐세이 야구전대(풉)가 더 인상깊어요. 그 순간, 설령 영원히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다시는 말을 할 수가 없어도,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유를 알 수 없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젠 괜찮을 거라는 확신.

큐세이는 유리를 위해서, 유리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 다시 한번 고시엔에 도전하게 됩니다. 9권의 그 엔딩으로 완성되지 않았다면 <아가페이즈>는 지금같은 괴작이 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을 궁지로 몰아넣고, 절망하고, 비극으로 끝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 아침을 논하는 건 쉬운 게 아니지요.


어제의 의미없는 비명보다는 낫지만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한 탓에 글이 잘 안 나오는군요. 우우우...
by 살아가자 | 2006/08/16 17:03 | 만화 | 트랙백(1) | 덧글(19)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가페이즈으으으으으으!!!!!!!!
니가 이겼다 룽.... orz
어째 들고 오는 것마다 나를 격침시키니.

야마다 레이지 씨의 <아가페이즈>를 봤습니다. (각혈)
보는 내내 왠지 데자뷰가 느껴진다 싶었는데...
넷으로 찾아보니 예전에 친구의 추천으로 <NG>를 봤던 적이 있군요.
그때도 괴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쪽은 뭐;;; 완전 탈진.

만화에서 남자캐릭터에 반하는 건 일상다반사지만
정말로 몇몇 여자캐릭터들을 아끼는 것처럼 좋아하게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히루나 메로코만큼 좋아하게 되는 남자캐릭터가 생길 거라고는 단 한번도 기대한 적이 없는데
이런... 키도 신지보다 세 배는 더 하는 주인공 같으니라구...(부들부들부들)
거기다 이렇게 엔딩을 낸다는 데서 작가의 사악함이 너무나도 드러난다.
또 일본에다 주문서 넣어야겠네요... 흑흑흑흑.


[ 어둠 속에서 l 끊임없이 싸워왔던 나날들은 l 결코 널 l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
...(상을 뒤엎는다)


BGM : janne da arc의 <Dolls>
by 살아가자 | 2006/08/15 10:14 | 만화 | 트랙백 | 덧글(2)
<팜> 사랑이 아니라 편 감상
실은 며칠 전에 꼭 쓰고 싶었는데 마감이라 못 쓴 감상.
막 읽기 시작한 주변 사람에게 네타가 될 수 있으므로 이하 화이트입니다.


제임스가 연애를 했어


앤디에게 사춘기가 왔어


카터가 청혼을 했어


(이상 놀람 순 배열)



그런데도 세계가 멀쩡한걸 보면 환경오염이 심각하긴 한가봐...(진심)
by 살아가자 | 2006/07/24 22:45 | 만화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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